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하고 씁니다.
한때 집집마다 인터넷을 설치하게 만들고, 직장 상사들과 거래처에 상납품으로 이들의 비디오가 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본인도 그 파일들을 봤었다고 이 자리를 빌어 고백한다. 정말로 이들은 연예인으로서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각자 어느 정도의 시간을 거쳐 결국 연예인으로 돌아왔습니다. 성적 판타지의 대상이 아닌 자신들의 온전한 자리로 돌아 온 듯 보입니다.
그리고 어제 이들 중 하나인 백지영씨가 ‘면죄부 방송’, 혹은 ‘갱생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황금어장-무릎팍 도사에 나왔던 모양입니다.솔직히 TV 볼 시간도 없고(그래도 오타쿠들의 주말 드라마 ‘건담더블오’는 꼬박꼬박 챙겨봅니다만) 나중에 이야기만 들었지만 백지영씨가 어떻게 당시 어려움을 극복했는지 그런 내용이라고 합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성’이라는 주제는 참으로 민감 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국가별 차이가 조금씩 있는 것 같습니다만.
비슷한 경우 섹스비디오가 유출된 패리스 힐튼이나 킴 카다시안, 킬리하젤, 파맬라앤서슨, 브리트니 스피어스(이 중 일부는 확인돼지 않았다고도 합니다만) 등등...은 우리나라처럼 그렇게 심하게 ‘단죄’하지 않았죠. 오히려 일부는 자신의 비디오를 약점이 되기 전에 직접 팔았다고(이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는 진짜 ‘경악’할만한 일이겠습니다만)합니다만.
반면 홍콩 진관희와의 스캔들로 인한 종흔동, 장백지, 진문원, 용조아 등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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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는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과연 이들이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일까.
예전에 학교에서 한 교수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신은 죽었다’라고 유명한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한 논문에서 빌려쓴 예 중에서 하나입니다.(아마 ‘선악의 피안’이었던가 한데...저도 가물가물하네요)
문명이 뒤떨어진 어느 한 부족이 있었습니다. 이 부족은 결혼이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성행위도 특이한 방법으로 이뤄집니다. 축제 같은 것을 하는 날 밤. 밤이 깊어지면 남녀들이 짝을 맞춰서 어둠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육체적 접촉은 축제의 일부분입니다. 아이가 생기면 부족의 이름으로 키웁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 부족에 선교사가 들어 왔습니다. 이 선교사는 부족민들에게 선진문물을 전파하고 가족이라는 개념을 가르키고, 성에 대한 관념을 전파 합니다.
그리고... 이 부족에는 이전에 없었던 것이 생겼습니다.
바로 ‘범죄’입니다. 물론 이 안에는 ‘강간’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다른 예를 들겠습니다.
성경에서는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혹은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서 부끄러움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 텍스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른 문제겠지만 저는 선악을 알게 되는 순간이 곧 문명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즉, 부끄러움이 곧 죄가 되는 순간이라고 봅니다.
선악과를 따먹음으로서 아담과 이브는 에덴동산을 떠나게 됩니다. 사진은 이 광경을 묘사한 중세의 벽화 중 일부(출처 : 인터넷)
따라서 저는 성행위를 죄로 만든 것은 곧 문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명이라는 것은 과연 사람이 만든 것일까요? 아니면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그것이 뭐길래 문명에 따라 큰 죄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고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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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연구결과가 얼마전 화이자에서 발표된 적이 있었습니다. 바로 성생활에 대한 만족도인데요(화이자는 의료계 관심없는 사람들도 다 아는 그 약, ‘비아그라’를 만드는 제약사입니다. 그러니 이런 연구도 하죠), 한국인은 남성의 75%, 여성 54%가 성생활에 높은 괌심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반면 만족도는 남녀 각각 19%, 11%만이 만족(아시아 태평양 13개국 평균은 각각 57%, 64%)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또 재미있는 것은 순위입니다. 성생활에 만족도가 높다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인도, 필리핀, 타이완, 뉴질랜드,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홍콩, 태국, 중국, 한국, 일본 순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연구 자료는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답하는 나라일수록 만족도가 떨어진다고 답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자료들은-이것은 본인의 해석입니다만-성에 대한 단죄를 강하게 하는 정도가 높은 나라일수록 성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문명이 성을 죄로 만든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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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여러가지로 나눠집니다만 정리해 보면 결론은 이렇습니다.
섹스에 ‘죄’라는 이름을 덧붙인 것은 사실은 문명(혹은 선악과)입니다. 그리고 그 문명안에서 사는 사람들은 문명에 얽메여 죄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문명이라는 개인의 가치판단이 덧붙여 지기 전에는 섹스는 죄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문명은 왜 섹스에 죄라는 명목을 씌웠을까요? 아마도 일부일처제 때문이겠죠. 그래서 가족을 만들어야 통제가 쉬워지니까요.(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풀어놓고 있습니다)
결국 섹스가 죄가 되는 것은 사회에 혼란을 주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단죄의 정도가 심하던 중세시대에는 성행위까지 정해 놓던(예를 들어 여성상위는 안된다는 내용의 교육이 성당에서 이뤄졌다고 합니다) 시절도 있었습니다만... 결국 성에 대한 단죄는 사람이 사람에게 덧씌운 굴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이야기죠.
이렇게 생각하면 참 웃기는 이야기로도 보입니다. 어느날 사람이 사람에게 죄라고 정해 놓고 그것을 하면 안된다니...좀 더 급진적으로 생각하자면 오히려 죄라고 뒤집어 씌운 것은 문명이 자기를 유지하기 위한 변명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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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 생각에 여러 가지 이견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것 한가지는 분명합니다. 결국 오현경씨든 백지영씨든 사람이 만들어 놓은 굴레 안에서의 죄를 지은 것입니다. 살인을 한 것도 아니고, 고의적으로 사회에 구체적인 형태의 혼란을 준 것도 아니죠. 단지 사회가, 문명이, 그들에게 ‘죄’를 덧 씌운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 그들이 사람들이 씌워놓은 죄를 벗고 다시 돌아 왔습니다. 일단, 이들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사람들끼리 만들어 놓은 ‘죄’를 뒤집어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오현경씨와 백지영씨. 여러분은 죄가 없습니다. 있다면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문명이 죄입니다.
(업무 짬짬히 쓰는 글이라 좀 횡설수설 하네요. 이게 워낙 뿌리깊은 이야기라서 긴 이야기를 짧게 적자니 힘듭니다. 많은 지적, 혹은 논의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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