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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세상을 보는 눈]

‘여성은 국방의 의무가 없다’는 내용이 헌법 어디에 있나


이 글은 낮은표현님의 ‘예비역 여러분, '부자 가산점'에는 동의할 수 있습니까?’라는 글에 대한 반론, 혹은 발전적 토론임을 밝혀 둔다. 관련글은 아래를 클릭.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142393?pos=1&RIGHT_VIEW1=R8

미리 말해 두지만 본인은 근본적으로 패미니스트도 아니고 그렇다고 남성 우월주의자도 아니다. 어느쪽이냐면 굳이 비교를 한다는 자체를 싫어하는 쪽이다.

그러나 남녀 평등적으로 보이는 이 글에 대해서 ‘딴지’를 좀 걸고자 함은 낮은 표현님의 글에 아무래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다.

사실 기본적인 입장에 있어서는 찬성이다.

‘제가 생각하는 문제는 '그 보상이 다른사람에 대한 피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제에서 군가산점은 전역군인에 대한 올바른 보상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 군 가산점을 못 받아서 시험에 떨어진 사람은, 군대를 감으로서 피해를 입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군대시스템에 대한 피해를 받게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낮은표현 ‘예비역 여러분, '부자 가산점'에는 동의할 수 있습니까?’ 중

적어도 윗글에는 기본적으로 찬성한다. 즉 한 대 맞은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맞았으니 너도 맞아라”하고 한 대 때린다면 그건 말도 안되는 것 아닐까?

그러나 이 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아마 많은 분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가산점을 평등하다고 말하지 않을겁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상황때문에 그 의무를 수행하지 못한것이 차별받는 이유가 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할테니까요. '여자도 군대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것은 '너도 부잣집에서 태어나지 그랬냐'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 낮은표현 ‘예비역 여러분, '부자 가산점'에는 동의할 수 있습니까?’ 중

우선 남성은 ‘부잣집’이라고 할 만한 존재가 아니다.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에 남녀차별이 많다는 점은 나도 동의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에도 불이익이 있을 수 있고 아직 사회 지도자층에는 남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로 여성만이 밖으로 보이는 것(외모)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차별점을 고쳐야 하는 문제지 남성이 뛰어나서, ‘부잣집’과 비교될만한 존재는 아닌 것이다.

그리고 여성이 군대를 못가는 것도 아니다. 남성은 군대를 못가는 이들은 면제를 받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공익근무를 하거나 한다. 왜 여성은 공익근무를 못하는지 묻고 싶다. 똑같이 대학을 나와서 나이어린 여성 상사를 모셔본 이들은 본인의 주장에 동감할 만한 부분이 있으리라 믿는다.

출산과 생리 등을 이유삼는 것도 반대다. 그것은 출산휴가 등이라는 적어도 ‘형태’로나마 존재하는 가산점이 있다. 이것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문제지 그것을 군대와 비교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사실 국방의 의무는 남성에게만 주어진다는 내용은 헌법에 없다. 헌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단지 남성에게만 부여된 것일 뿐이다. 군역의 의무는 남성에게만 부여한다는 내용이 어디 한법에 있나. 헌법에 적힌 국방의 의무 관련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른 부분이 더 있다면 알려달라.

제39조 ①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②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 대한민국헌법 중

군가산점이라는 특혜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 싶다. 그게 왜 공무원에게만 주어지는 형태가 되야 하나. 왜 기업에서는 가산점을 주지 않나. 이미 기업에서는 남성들에게 특혜를 주지 않느냐고? 그런 논리는 컴퓨터가 망가졌는데 TV탓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남녀차별문제는 그쪽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논의를 확장시키자면 반대로 우리나라는 남성이 차별받는 점도 있다.(이 논의는 여기서는 생략)

군 가산점 문제는 의무군복무를 하는 남성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찬성하고 싶다. 그러나 공무원시험 군가산점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방식의 보상이어야 할 것이다. 누군가를 떨어뜨리는 방식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병역의 의무를 남성만 져야 한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굳이 여군으로 만들어 생명을 걸어야 하는 총들고 싸우는 전장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여성으로서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단체생활에 여성을 집어넣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공익기업에 근무시킨다던지, 봉사활동을 하도록 한다던지 하는 방법도 있다. 꼭 위에 열거한 방식이 아니라도 좋다.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기간동안 나라에 봉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는 것이 본인의 주장이다.

군복무에 대한 남성들의 불만은 이미 충분히 발효(?)됐다. 이에 문제를 근본부터 뒤집어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