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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의료전문기자로 산다는건...

이제 하루 쉬었습니다. 병원에 가보니 기관지 천식이랍니다. 허허... 기관지가 안좋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진짜 담배 끊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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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딱 이모습이었습니다. 헥헥...

아플때 힘내라고, 또 없는 자리가 허전하다고 이야기 해 준 회사 식구들에게 정말 고맙다는 말한마디 공개적으로 올립니다.

K국장님, 몸관리 잘하겠습니다.

C차장님, 그만 아프고 사무실 지켜야죠 ^^ 감사합니다.

L기자, 옥체(?)보존 하겠음!...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멘...^^;

Y기자, 그래도 아플때 전화해주는 목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줄이야...ㅎㅎㅎ

그 외 걱정해 주신 사장님, 이사님, 등등... 오늘부터는 정상 근무 복귀 하겠습니다.

뭐 인사는 여기까지..............오늘은 취재 뒷 이야기좀 하려고 합니다.




의료전문기자로 언론계에 몸담은지가 어언 5년쯤돼 갑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요. (뭐 그리 길지는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자랑거리도 아니죠.) 사실 기자도 기자라는 명함을 벗어던지면 한사람의 환자에 불과 합니다. 이건 의사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항상 기사를 쓸 때는 환자의 입장에 서서 쓰려고 합니다만, 반대로 무조건 환자편을 들어서 무조건 환자 입장에 선다고 올바른 기자일까요? 그것만은 아니겠죠.

특히 의료계에서 중립적인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의료계 기자로 살기는 참 어렵습니다. 저만해도 아프면 일단 의사 욕부터(물론 속으로)하게 되니까요.


사실 가장 객관적인 취재 입장을 유지하기 힘든 예가 의료사고입니다. 의료사고는 환자 입장에서 보면 정말 억울합니다. 반면 조금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의사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환자 이야기 들어보면 다 의사가 잘못 같고, 의사 이야기 들으면 다 환자가 잘못 같은 것이 의료사고입니다. 하지만 모든 의료사고가 기사화 되면 세상 의사들이 다 죄인아닌 죄인이 되버린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기에 항상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름대로 몇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1. 절대로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보고 기사화 한다.

2. 의료사고시 의사가 정말 잘못했을 때만 기사화 한다.

3. 의사가 환자와의 합의를 거부하거나 법정에서 보자는 식으로 강하게 나올때만 기사화 한다.

4. 이같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의료사고가 정말 억울한 사고인지 살펴본다.

5. 이같은 사실이 모두 판명돼서 그 내용이 의료분쟁으로 이어진 것을 확인하면 즉시 기사화 한다.

뭐 이같은 간단한(?) 원칙을 세우고 취재에 들어갑니다. 다만 의료사고는 의사의 실력과는 무관하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습니다. 의사라고 해서 모두 실력이 좋을 수는 없거든요.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면 그 의사의 잘못으로 매도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의사가 자신의 실력 이상으로 과욕을 부렸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서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원칙들은 제가 세운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최근에는 그 정도가 조금 덜하지만 가끔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의료사고를 다루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다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억울하다고 하소연 하기도 어려운 경우도 적지 않구요.

적어도 그런 시류에는 편승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 역시 반성.

항상 기자의 펜 끝이 누군가 죄없는 사람을찌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일 기자가 죄없는 사람을 매도한다면 그때는 거침없는 질타 부탁드립니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들이 곧 의료계의 주인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세상 어떤 누구도 어느날 갑자기 병원에 실려갈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생각하시면 여러분의 관심이 항상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몸이 아프다 보니 휭설수설해버렸네요. ㅎㅎㅎ

이왕 말나온 김에 의료사고 관련 만화 소개해드립니다. (사실 제가 그렸습니다. ㅋㅋㅋ)

의시연과 함께하는 의료사고예방법
의시연과 함께하는 의료사고대처수칙


여러분. 언제나 건강이 최고입니다. 다들 몸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