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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산전초음파까지 보험적용? 좋기만 할까?

0. 건강보험공단에서 산전초음파까지 보험적용해 주겠답니다. 적용되면 기존 비용의 약 1/3만 내면 됩니다. 산모들에게는 좋은 일이겠지요?

하지만 과연 좋기만 한 걸까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보험이 늘어나면 가계 지출비가 줄어듭니다. 대개 30%만을 내고 나머지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이죠.

그러나. 과연 좋기만 한 걸까요? 최근 추세를 보면 그렇지만은 않은것 같습니다.

일례로 요실금이 그렇습니다. 작년초부터 보험이 적용된 요실금 수술은 이전에 비해 30~만 본인이 내고, 나머지는 건강보험공단에서 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 받기는 더욱 어려워 졌습니다. 산부인과의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수술받으려면 요역동압검사(항문과 질에 호스를 꼽고 압력을 검사한답니다.)라는 것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상당히 고통스러운데다 정확한 검사결과도 아니라고 합니다.

결국 보험화 돼는 바람에 요역동압검사가 겁나서 요실금 수술을 받고 싶어도 못받는다는 환자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_-;


2. 이제는 산모를 대상으로 하는 초음파 검사를 보험으로 보조해 주겠다고 합니다. 좋다구요? 대신 3번까지만 해 준답니다. 3번 이상은 그러면 돈내고 하면 되겠다구요? 될지 모르겠습니다. 3번까지만 하고 말라는 식으로 될 수도 있습니다.

벌써부터 이를 의식해서인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초음파의료기기의 안전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미국에서도 FDA에서 경고하고 있다고 하지만 미국은 2002년부터 경고하던 것을 새삼스럽게 제시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아무리봐도 보험화 적용후 초음파 촬영많이 못하도록 하는 연막작전이라는 의심이 듭니다.

현재 태아 초음파 영상장치 촬영에 대해서는 위해하다는 증거가 나온 바 없습니다. 식약청 이 제시하는 자료는 이겁니다.

“초음파로 인해 생체 조직의 물리적 영향이나 온도 상승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 태아 초음파 촬영이 완전히 무해하다고 할 수는 없다”(즉 증거는 없다)

머엉...

이면에 있는 건강보험 제정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잔머리(?)가 보이십니까? (-_-;)


3. 며칠 전에 1회용 골수검사바늘에 대해 보험이 적용 됐습니다. 그러나 이전까지는 1회용 골수검사 바늘에 대해서는 보험적용이 안됐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별거 아닐수도 있습니다만... 문제는 그 이전에는 1회용 골수검사바늘을 쓰고 싶어도 못쓰고 있었다는 겁니다.

결국 보험 안해줘도 좋으니 제발 사용하게 해 달라는 환자들의 호소가 있었고, 이번에 겨우 보험화 된겁니다.

보험제정을 줄이는 것만 신경쓰다보니 싼 재료만 환자에게 권하게 되고, 결국 이런 모순점이 생겨서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정책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이것 뿐이냐구요? 문제점은 이 외에도 많습니다. 방사선이 더 많이 나와 위험한데다 비싼 간접촬영장치를 쓰도록 했다는 등의 문제점들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들은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4. 이같은 삽질(!)정책들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사실 ‘보장성강화정책’때문입니다. 즉 의료비로 들어가는 비용 중 국가가 지원해주는 비용을 늘리기 위해 억지로 정책을 강화시키다 보니 나중에는 입원중에 들어가는 식대를 지원해주는 정책까지 나왔습니다.

밥값까지 국가가 지원해 주면 좋다구요? 지금은 고쳐졌지만 초기에는 병원에서 보험 적용이안되는 밥은 먹을 수 없었답니다....-_-;

이같은 뒤늦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책은 계속 이어집니다. 내년부터 식대와 6세미만 어린이입원료가 50%로 오른답니다. 그전에는 30%, 무료였었던 것이 오르는 겁니다. 그러면 또 환자들이 가만히 있을지 의문입니다. 싸게 해 준다고 했다가 갑자기 올려버리니...

사실 보험료는 진짜 값비싼 수술비를 받아야 하는 이들을 위해 쓰여야 하는데 억지로 한정된 보험료 안에서 의료비 보장성을 올리려다 보니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겁니다.

어차피 한정된 건강보험공단 예산. 이걸로 억지로 보장해 주는 양만 늘리려다 보니 부작용이 나올수 밖에요.


5. 여기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건강보험공단 예산입니다.

사실 건강보험공단이 먹는 돈(운영비)은 4%입니다. 많다구요? 그나마도 계속해서 줄어든 겁니다. 여기에 정부보조와 담배값 등이 건강보험공단의 제정이 됩니다. 근데 맨날 적자죠 -_-; 이에 대해 뚜렷한 지원책 없이 맨날 보조해 주는 병원비만 늘려준다고 정말로 보장성이 확대될까요? 결국 있는 돈 이리 돌렸다 저리 돌렸다 하는 식 밖에는 안됩니다. 전형적인 조삼모사입니다.

게다가 병원 치료기술이 발달할수록 병원비는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신기술이 나오면 그 기술을 이용한 치료는 이전 치료비보다 더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병원들 저수가에 대한 불만은 여기서 이야기 안하겠습니다. 일반인들이 더 많이 보는 블로그니까요. 이해 바랍니다.)


6. 그러면 근본적인 대책안은? 현재로써는 보험료를 올리는 것이 최고겠지만 그나마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최근 언급되고 있는 방법이 아예 보험료가 적용안되는 치료방법은 그냥 병의원들이 받고 싶은데로 받도록 하는 겁니다. (이를 임의비급여라고 합니다.) 물론 이도 부작용은 예상됩니다. 모든 병원들이 최소한의 치료방법이 아닌 임의비급여 진료만 하려 들테니까요. 따라서 이에 대한 언급은 일단 피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일단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허울좋은 보장성 강화는 일단 정부 보조가 더 들어오지 않는한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보장성이 올라갔다면 공단과 의료계를 쥐어 짠 결과겠지요.

다만 어느정도 해결책은 있습니다. 최대한 효과적으로 필요한데 공단 예산을 쓰는 겁니다. 식대 보장같은 것은 가능한 줄이고, 피해만 주는 요실금 보험화도 없애고, 공단 인력도 줄이고(4%에서 더 낮추기 위해...-_-)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보장성을 올리기 위해 정부가 그동안 안낸 돈을 내준다면 확실히 보장이 되겠죠. (정부가 건보공단에 주겠다고 하고 안준돈이 몇억원입니다.)


7. 최근 산전 초음파가 위험하다는 주장이 식약청에서 나온 것으로 봐서 확실히 보험화가 가까워 온 것 같습니다. 아마도 되고 나면 도덕적 해이니 뭐니 그런 이야기 뻔하게 나오겠지요.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보험적용 확대는 환자들을 위한 겁니다. 보험적용이 돼서 더 불편해 진다면... 게다가 다른데서 보장이 줄어들 수 있다면? 소비자들도 가만히 있으면 안되는 겁니다.

병원비 낼때 받는 보험료는 결코 공짜로 나오는 돈이 아닙니다. 우리가 내는 건강보험료에서 나오는 겁니다. 그렇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고민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자 이래도 산전초음파 보험적용. 좋기만 하십니까?


꼬랑쥐~

대선씨즌입니다.
대선 공약들을 한번쯤 잘 보시면 여러가지 보장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 정책들이과연 실현 가능한 걸까요? 어차피 다 보험제정에서 나오는 돈인데, 이걸로 어떻게 더 보장하겠다는건지... 대안없는 약속은 안지키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집니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