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글 : 중앙일보의 미디어다음 귀환, 그 의미는 (1)
보수언론들의 다음 귀환을 어떻게 봐야 할까. 표면적으로 보면 이는 다음의 승리다. 포무도 당당하게 “우리 안해!”라고 외쳤던 매체들이 하나하나 돌아오는 형국이니 말이다. 이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만 돌아오면 다음에는 다시 모든 매체들이 다 돌아오게 된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보수 신문들의 ‘굴욕’임에는 분명하다. 그렇게 당당하게 떠나가 놓고, 소리소문 없이 기어들어온 꼴이 돼 버렸으니 말이다. (네이버만 ‘뉴스캐스트’로 상당량의 트래픽만 버린 셈이 됐다. 뭐 이에 대한 해석은 실효성 없는 트래픽을 버린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겠지만)
◆ 보수의 컴백,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그러나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다음의 보수화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특히, 2009년7월초 프레시안과 뷰스앤뉴스를 뉴스공급자에서 제외시킨 뒤 보수와 진보의 균형추가 얼핏 보수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남긴다.
참고로 프레시안은 완전히 다음 뉴스공급자에서 빠졌지만, 현재 뷰스앤뉴스는 아웃링크, 즉 다음 내에서 뉴스를 볼 수는 없지만 뉴스 검색에는 포함된다. 반면, 프레시안은 네이버에 뉴스 공급자로 남아 있고, 뷰스앤뉴스는 네이버에 뉴스를 아예 공급하지 않는다. 다음에서는 미안해서인지 다음뷰에서 뷰스앤뉴스 컨텐츠를 탑으로 올려주는 일이 가끔 있다.
실제로, 다음이 프레시안과 뷰스앤뉴스를 뉴스공급자에게서 제외했을 당시 정치적인 압박에 의한 결과라는 이야기는 많았다. 한겨레21은 당시 다음 관계자가 적지 않은 정치적 압박이 있었다고 밝혔고, 동시기에 다음에서 진보색을 띤 이들이 많이 활동하는 아고라와 블로거뉴스(현 다음 뷰)가 메인페이지에서 눈에 잘 띠지 않는 곳으로 옮겨졌다.
관련포스팅 : Daum의 다음은 어디에? (한겨레21)
◆ 좀 더 까놓고 보면...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다음이 과연 정치색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다음은 정치단체가 아닌 기업이다. 다음에서 정치색이 있다면 그것은 이용자인 유저들의 색이고, 다음 입장에서는 보수와 진보 양측을 모두 끌어안는 편이 가장 좋다.
그리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의 귀환은 다음에게 상당한 트래픽을 안겨줄 것은 분명하다. 원래 좋은 기사보다 많은 악평을 듣는 기사가 분노(?)를 토해내기에 더욱 적절하다는 것은 ‘많이 본 기사’나 ‘댓글 많은 기사’들을 본다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일들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다음 입장에서는 일단 트래픽을 안겨주는 매체들의 귀환은 일단 반겨야 할 일이다. 물론 뉴스공급 중단이 다음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것은 분명하겠지만 이후 다음은 멀쩡하게 생존함으로서 오히려 자존심을 살렸다고 봐야 한다. 또한 네이버를 넘어서 1위 매체가 될 수 있는 한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다음이 정치적 압박에 의해 중앙일보 등을 받아들였다고 볼지도 모르겠다만 과연 그런지는 확인이 어려운 일이니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 다음 이용자들 반응은 과연?
다만 문제는 이용자다. 다음의 이용자들은 앞서 언급했듯 다음 운영자들의 생각이 어쨌든 간에 이미 대세가 진보를 지향하는 이들이 대세다. 이들은 조·중·동이 다음을 떠났을 때 오히려 환영하며 “오히려 잘됐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이들이었다.
실제로 댓글들만 봐도 대부분이 진보 목소리가 높다. 네이버에서는 주된 댓글이 ‘홍어, 전라도, 노가리’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가지만, 다음에서는 그런 댓글은 욕만 먹거나 추천순으로 정렬하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네이트나 야후 등의 분위기는 여기서 예외로 치자. 관심있는 분은 아래 포스팅을 읽어보길 바란다 )
관련 포스팅 : 최대 포털 네이버, 갈라파고스화 되는 이유
이 이용자들의 충성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런데 이같은 이용자들이 진저리 치며 싫어하는 조·중·동 언론의 진입은 어떻게 비칠 것인가. 소리 소문없는 보수언론의 귀환이 과연 곱게 비칠 일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인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예만 들어보자. 어느 식당이 있었다. 우연히 여성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이 히트를 치면서 여성 위주의 식당이 돼 버렸다. 그러나 이 식당주는 남자들도 손님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예쁜 여성의 브로마이드도 걸기 시작했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결과는 좀 더 두고봐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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