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본인은 카라의 팬이다. 카라가 일본에 진출 했을 때부터 소녀시대보다 카라가 잘되길 바랄 정도의 편파적인 팬이다. 때문에 이번 ‘기무치’ 발언에 더욱 아쉽게 느끼는점이 많다.
일단 카라의 기무치 발언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런거다. 카라가 지난 11월30일 일본 NTV ‘식신 보이즈 오이시 여행’이란 프로그램에서 한국을 찾아 국내 음식을 소개했다고 한다. 여기에서 카라의 멤버 중 한승연이 김치를 시식하면서 ‘기무치’라고 소개 했다고 한다.
네티즌이 올린 카라 기무치 논란 영상 중 일부
여기에 실망한 네티즌들은 가수 보아가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방송에서 ‘젓갈김치, 배추김치, 총각김치, 깍두기’라고 똑바로 발음하는 모습을 인터넷에 퍼뜨렸다. 또다른 네티즌은 가수 세븐이 과거 일본 방송에 출연했을 때 다른 출연자의 ‘기무치’ 발언에 ‘김치’라고 정정해 주는 영상을 발굴(?)해 올렸다.
네티즌이 올린 보아 영상 중 일부
네티즌이 올린 세븐 영상 중 일부
김치는 우리나라의 전통 음식 중 대표적인 음식이다. 물론 매운 맛이 첨가된 것은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더라도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고추 자체가 원래 우리나라의 토종 채소가 아니다. 원래는 남아메리카 종으로 일본과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 김치의 근본은 분명 우리나라다.
그런데 굳이 일본식 발음에 맞춰 기무치라고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하지만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우리말을 사랑했는가다. 솔직히 음식점 가서 ‘앞사라’(앞접시), ‘스끼다시’(곁들이는 음식)일본어는 그렇다 치고 영어 선호는 지나칠 정도다.
단적으로 가요만 보자.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가요 프로그램에 나오는 가수들은 우리나라 노래인지 외국 노래인지 모를 가요들을 부르고 있고, 한글로 된 아이돌 그룹명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게다가 발음도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 가요프로그램에서 자막이 없으면 가사를 알아들을 수가 없다. (뭐 따지고 보면 KARA도 그렇고)
본인이 국민학교(본인이 다닐 때는 초등학교가 아니었다)에 다닐 때는 가요프로그램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를때 발음이 안좋으면 국어 선생님들이 방송국에 전화나 편지로 지적해 주고는 했다. 좀 심한 사례기는 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별도 자막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지나친 국수주의라고? 그럴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른 사례들을 좀 더 살펴보자. 과거 2008년 서초구청은 아예 지자체 상징마크에서 한글을 아예 뺐었다가 다시 넣은 사례가 있었다. 이 일은 ‘미디어한글로’라는 블로거가 지적해서 수정 됐다. [한글 심볼 사용 약속 지킨 서초구, 고맙습니다!(http://media.hangulo.net/324)에 가면 지금도 그 일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서초구만 그렇게 심볼을 만든 것도 아니고, 다른 지자체에서도 영어만 사용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서울시부터 Hi Seoul 인데 뭘 더 설명할까.
바뀐 서초구 심볼. 출처는 서초구 미디어한글로 홈페이지 재인용.
그러면 그런 가수들, 지자체만 잘못된 것일까? 우리는 그런 것 없을까? 우리 이름의 영어표기부터 살펴보자.
가장 흔한 성씨라는 김·이·박만 해도 이는 리(Lee)가 되고, 박은 팍, 파크(Park)가 되고, 김은 킴(Kim)이라고 쓴다. 본인은 성이 ‘이’라 Ei로 표기하고 있는데, 여권이나 카드를 발급받으면 가끔 자의적으로 Lee로 바궈놓아서 당황한 일들이 있다. 교과서에서도 ‘Yi’’로 ‘이’를 표기하는데 좀 이상하지 않은가.
(본인이 Ei로 쓰려고 결심했을 때는 교과서에 Ei와 Yi를 병행으로 쓰던 때였다. 지금은 YI로 거의 통일돼 가는 분위기인듯 하다)
얼마전 김연아가 ‘연아김’의 이름을 Kim Yuna로 쓴다는 기사 및 블로그 글들을 보았다. 솔직히 KIM도 킴이 아니라 김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었으면 좋겠지만 우리식으로 이름을 표기한다는 것 만 해도 기분좋은 일이다.
김연아. 출처는 김연아 공식 홈페이지(http://www.yunakim.com/)
김치를 기무치라고 발음한 연예인들 두고 뭐라고 하기 전에 우리 먼저 반성을 해보면 어떨까. 영어, 일본어를 생각없이 쓰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당장 우리 스스로의 존재를 규정하는 이름부터 아무생각없이 영어식으로 쓰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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