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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외국에서 위험한 약, 국내에선 안전한 약?

외국에서 위험한 약, 국내에선 안전한 약?

오늘이 ‘약의 날’이란다. 그래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런데 보도자료가 좀 이상하다. 행사 자료 이런 것이 아니다. 제약회사들이 약의 부작용 및 위험을 최대한 은폐하려고 한단다.







일단 보내준 정보를 정리해 보니 이렇다.

1.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얀센의 울트라셋정 등)

항목

한국

미국

연령

12세 미만의 소아에 대한 이 약의 안전성 및 유효성은 확립되어 있지 않음.

16세 미만의 소아에 대한 이 약의 안전성 및 유효성은 확립되어 있지 않음.

효능효과

급, 만성 통증

급성 통증

사용기간

질병의 특성 및 심한 정도로 인해 장기간 투여가 필요한 경우,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이 약의 지속 투여 여부를 확인토록 함.

단기간 사용(5일 이내)

부작용

의존성 발현이 낮은 약물임.

몰핀 유형의 신체적, 심리적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음

2. 트리아졸람 (화이자의 할시온 등)

항목

한국

미국

효능 효과

불면증

불면증의 단기간 치료(통상 7-10일 이내)

3. 가바펜틴 (화이자의 뉴론틴 등)

항목

한국

미국

허가사항

1. 전간(Epilepsy)

단독요법 및 부가요법

1. 전간

: 부분 발작에 부가요법

2.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

2. 대상포진후 신경병성통증

4. 메칠페니데이트 (얀센의 콘서타 등)

항목

한국

미국

장기 복용

언급된 바 없음

7주 이상 사용에 대한 유효성이 임상시험에서 측정된 바 없음.

환자 정보제공

언급된 바 없음

약물 복용과 관련한 효과/위험성에 대해 환자, 가족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함. 콘서타 처방시 환자 정보지를 배포할 것을 의무화 함.

연령에 따른 용법·용량

언급된 바 없음

연령별 환자의 용량에 대해 언급하고 있음

5. 이매타닙 (노바티스의 글리벡)

항목

한국

미국

허가사항

위장장해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사와 함께 다량의 물과 함께 복용한다.

글리벡은 식사와 함께 다량의 물과 함께 복용한다. 800mg 이상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는 철노출을 줄이기 위해 400mg 정제로 복용한다.

1. 우선 얀센의 울트라셋정(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등의 허가사항은 미국에서는 16세 미만에 사용을 권고하지 않으며 급성통증에 5일 이내의 단기간에만 사용하도록 허가사항이 표기돼 있다. 그리고 몰핀 유형의 신체적 심리적 의존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12세 미만에 사용을 권고하지 않으며 급성 통증 뿐 아니라 만성 통증에서도 사용하도록 표기돼 있다. 미국 허가사항과 정반대로 의존성 발현이 낮은 약물로 표기돼 있어 미국에 비해 상당히 안전한 약물로 표기하고 있다.

2.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화이자의 할시온(트리아졸람) 등은 전세계적으로 안전성 문제가 불거져 약의 용량을 줄인바 있으며 영국에서는 이 약을 먹고 어머니를 살해한 케이스가 있어 아예 허가가 취소돼 있다. 영국 외의 유럽과 미국에서도 통상 7~10일 이내의 단기간 치료에만 사용하도록 하고 2~3주를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장기간 투여를 피하라’는 식으로만 간략히 언급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기간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3. 미국 보스턴 법정에서 효과가 없다는 논문들을 은폐함으로써 과학적 연구결과들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화이자의 신경통 치료제 뉴론틴(가바펜틴) 등의 경우 미국에서는 대상포진후 신경통, 간질의 부가적 치료제로만 허가를 받았지만 국내에서는 간질에 단독, 부가요법, 신경병성 통증에 사용하도록 돼 있어 훨씬 넓은 범위에서의 사용이 인정받고 있다.

4. ADHD(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치료에 처방되는 얀센의 콘서타(메칠페니데이트) 등은 스웨덴에서는 뇌속에서 코카인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는 이유로 스웨덴에서는 1960년대에 퇴출된 약이다.

미국에서는 7주 이상 사용에 대한 유효성이 임상시험에서 측정된 바 없으며 약물복용에 관련된 효과 및 위험성에 대해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또 연령별 환자의 용량에 대해 주의사항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같은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다.

5.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이 복용하는 노바티스의 글리벡(이매타닙)은 미국 허가사항에서는 “글리벡의 코팅에는 철분이 들어있으므로 800mg을 복용해야 한다면 철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100mg 8알이 아니라 400mg 2알을 복용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실제로 노바티스 홈페이지에서도 “글리벡 400mg는 환자의 복용 편의성과 철분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약”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허가사항에서 ‘위장장해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사와 함께 다량의 물과 함께 복용한다’고만 언급하고 있을 뿐 이같은 주의사항은 없다.

건약은 “한국 환자들이 1200mg를 복용해야 할 때 100mg 12알을 먹으면 27만6540원을 벌 수 있지만 400mg을 한국에 시판했을 때 벌수 있는 돈은 17만2836원으로 줄어든다”며 “노바티스는 한국환자들의 철 중독에는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내용들은 사실 단순한 비교 자료로 넘기기는 좀 껄끄럽다. 똑같은 약이 서구 사람들에게는 위험하고 우리나라사람들에게는 더 안전할 리 없지 않은가.

여기 공개된 자료는 사실 ‘빙산의 일각’일수도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약들이 이것만은 아닐테니. 다만 제약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자사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제공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인 것 같은데....아무래도, 설마 싶지만 식약청이 일을 게을리하는 것(등록할 때 미국 허가사항과 유럽 자료와의 비교를 게을리 했다거나)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약의 날, 진짜로, 순수하게 축하하기에는 어쨋든 껄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