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가장 잘 가지고 노는 자료가 있다. 바로 통계다. 뜬금없이 무슨 이야기냐고? 오늘 발표된 보도자료인 ‘2007년도 건강보험환자의 진료비 부담 현황 조사’이야기다.
통계라는 것이 참 웃긴다. 작년 동기로 비교하느냐, 아니면 바로 한 달 전 자료와 비교하느냐에 따라 좋아질수도 있고 나빠질수도 있다. 그리고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다.
오늘 발표된 자료가 딱 그짝이다. 오늘 보도자료의 제목이 바로 ‘고액환자일수록 의료비 경감 혜택 커졌다’다. 이 제목에 내용만 보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 많이 발전했다고도 볼 수 있겠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건강보험공단에서 얼마나 의료비를 지원해 주는가 그 통계 결과가 나온거다. 건보공단에서 많이 지원해 주면 당연히 환자(=소비자)가 내야 하는 진료비는 줄어든다.
의료비 경감 효과가 있다는 근거까지 제시했다. 식대 급여(‘06.6), 내시경 수술 재료 급여(’06.6), PET(양전자 단층 촬영) 급여(‘06.6), 본인부담 상한액 인하(’07.7) 및 6세 미만 아동 외래 본인부담률 인하(‘07.8)의 효과가 직접 나타난 것이란다.
그런데 내용이 뒤에 가서 살펴보니 조금 이상하다. 보건복지가족부 관계자는 “전체적인 건강보험 보장성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재정안정 기반위에서 보장성 강화정책의 꾸준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단다.
앞에서는 좋아 졌다고 하는데 뒤에 가서 미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상해서 아래 참고자료를 잘 살펴 봤다.
“얼라? 분명히 오르기는 올랐는데...?”
아래 자료를 잘 봐주길 바란다.
그랬다. 오른 것은 맞는데... 오히려 건강보험 보장률이 떨어진 부분도 있었던 거다. 대표적으로 외래 진료비. 입원 안하고 병원가서 진료만 받고 오는 비용이다. 이게 2005년도에 비해 0.3% 올랐단다. 그런데 웬걸 2006년보다 오히려 떨어진거다.
이건 비교적 양호한 거다. 대표적으로 치과의원 외래비를 보니 47.5%(2005)=>45.4%(2006)=>43.1%(2007)로 수직 낙하하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 외래비 보장률도 68.5%(2006)에서 67.0(2007)로 떨어졌다.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작년에 비하자면 종합병원과 한방병원을 제외하면 외래비용은 몽땅 다 떨어졌다.
무슨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하자면 병원에 입원할 경우 아니면 건강보험 공단이 부담해 주는 비용이 몽땅 줄었다는 거다.
물론 입원비가 주로 고가치료이므로 고가의 치료비를 건강보험에서 많이 부담해 주는 것은 맞는 논리다. 그러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는 건보공단에서 기자에게 자료를 제공해 줄 때 “외래비 건강보험 부담률은 다소 떨어졌다”는 정도는 기재했어야 하는거다. 일반 기업체도 아니고 정부기관이니 말이다.
그리고 거기에 맞는 분석도 나왔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멋모르는 사람들은 “좋아졌다”는 기사만 보고 “근데 동네의원에서는 진료비를 작년보다 돈을 더 많이 받지?”라는 질문은 안나오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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