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우루사’로 유명한 대웅제약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모 의사는 대웅제약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과별 개원의협의회에서 계속해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도대체 왜 대웅제약과 의사들이 이처럼 불편한 사이가 됐을까?
대웅제약이 최초 의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은 바로 ‘Say Health Diet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부터다. 이 프로그램은 ‘약국 비즈니스 창출’ 계획의 일환으로, 약사를 통해 체계적인 다이어트 상담을 진행해 식욕억제·흡수억제·축적억제·분해촉진 등 각 기전에 따라 비만제품, 식이요법, 운동 등을 처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다이어트를 돕는 프로그램인데...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약국’을 통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의사협회는 이같은 대웅제약의 행보에 당장 제동을 걸고 나섰다. 비만은 질병이므로 의사의 진단과 처방하에 관리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의사협회가 분노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비만은 질병이다. 이것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질병분류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분류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대법원에서 비만은 질병이므로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둘째. 의약분업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의약분업이란 말 그대로 처방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건데... 의사의처방 없이 약사들이 약을 제공토록 하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의사협회가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자 대웅제약은 ‘뜨끔’ 했다. 대웅제약은 의사협회에 공문을 전달하고 “다시는 이런일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이 “대웅제약 그런식으로 하면 처방 안해!”이러는데 어쩌겠는가.
실제로 대웅제약은 매출 순위에 있어 국내 1위를 선점하는 제약사다. 하지만 의사들이 처방 안해주면 대웅제약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관련기사 : http://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16388)
의사협회에서 나온 공문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비만관리 프로그램이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비만해결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로 비만의 심각성과 질병임을 알리기 위하여 시작하였으나, 우려의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의협과 의협 회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걸로 의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의사협회는 일단 공문 받고 사과까지 받았으니 가만히 있다고 하지만 의사들의 정서에서는 이것만으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 같다. 의사협회 전 보험이사인 좌훈정(중앙성심병원)원장은 대웅제약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고 신경과개원의협의회를 비롯한 각 과별 개원의협의회에서는 여전히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연일 발표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여전히’ 분노하며 요구하는 것은 두가지다.
첫째. 의협을 통해 사과공문 보내지 말고 정식으로, 정중하게 사과하라는 것이다. 즉 의사협회 목소리를 빌지 말고 광고든 뭐든 직접 사과하라는 것이다.
둘째.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것이다. 유야무야 넘어가지 말고.
이렇게 되니 대웅제약으로서는 참으로 곤란한 입장이다. 일단 사과는 했다. 그러나 의사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왜 이 지경에 빠졌을까? 의사들 주장을 살펴보니 과거에도 대웅제약은 의사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인데... 하여간 앞으로 추이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항상 이런 논란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의료계의 힘겨루기에 가장 주가 되야 할 소비자는 어디가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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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잠깐사이 많은 댓글이 달렸네요. 웬만하면 답글을 바로 달아드리는 편입니다만 외근하다보니 이제 댓글을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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