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배경음악 ⑥ - 소찬휘의 ‘Paradise’

소찬휘 7집 ‘일곱번째’ 앨범 표지.

본인도 소시적에는 참 노래를 좋아했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무려 베이스를 들고 친구들과, 동생과 함께 밴드를 조직하고 자작곡까지 만들었을 정도였으니. (물론 열심히 한 것은 아니었고. 내가 노래로 밥먹고 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

그래서 본인은 노래방을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던 것은 바로 질러대는 노래들이었다. 물론 본인이 하이톤 목소리도 아니고, 시원한 목청도 아니다. 다만 크게, 시원하게 소리지르는 노래를 목에 힘줄 튀어나오도록, 땀나도록 부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뭐 지금이야 나이가 들고, (솔직히 말해 노래방 혼자 가도 되지만 아가씨 부른다고 오해 받는 것도 좀 그렇고) 목소리도 예전만큼 안올라가고, 주변 눈치가 보이다보니 어느새 노래방에 안가게 됐다. 나이 들어서 길거리에 소리 지르면 어디선가 날아온 새들이 잡아가지 않나 겁이 난다. 조용히 흥얼거리면서 돌아다니다가도 누군가하고 얼굴이 마주치면 뻘쭘하고...

본인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는 마음껏 하던 것을 나이 들면 못하게 된다. 점점 무서워지는 것이 많아지고, 신경쓰이는 것이 늘어난다. 누가 한마디 하면 쉽게 상처입고 끙끙대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하는 말에 누군가 상처 입지 않을까 걱정하고. 그냥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방이 알아 줄 것이라고 하는 순진한 기대는 어느새 사라진지 오래...

그렇게 눈치를 보게 되는 것은 일을 하면서도 마찬가지다. 후배 기사를 손봐주다가도 ‘어, 이건 좀 위험한데...’라며 스스로 검열을 건다. 본인 기사도 마찬가지다. 비겁하게 취재하고, 비겁하게 글을 쓴다. 하고 싶은 말은 농담으로 지껄이고, 그래놓고 만족한다. 또, ‘나만 그러겠냐’며 자위한다.

그러면서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대리만족이다. 시원하게 질러주는 보컬의 목소리에 끌리는 것이다. 아무리 노래가 가창력이 아니라고 해도, 높이 올라가는 것이 다가 아니라고 해도 시원하게 질러주는 가수의 목소리에 흡! 하고 숨이 막히면서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을 어떻게 하나.

그렇게 숨통을 트이게 해 주는 가수 중 하나가 바로 소찬휘다. 예전에 큐브에서 잠깐 리드보컬로 활동하던 시절이나 ‘Tears’같은 사랑노래를 부르던 소찬휘가 아니라 몇몇 곡들이다. 특히 7집 ‘일곱번째’에 실린 ‘paradise’ 같은 노래는 시원하게 지르며 막 달리는 쾌감을 선사한다. (만일 ‘나는 가수다’에서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방송불가성 가사라...그냥 들으면 모르겠지만 가사가 참 18금틱 하다. 실제로 방송금지곡이다.)

소찬휘 / 출처 : 다음 뮤직

공적으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마구 떠드는 듯한 달림을 원한다면 꼭, 이 노래를 들어보길. (이 가사가 성적으로 해석된다면 이미 성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일단 가사는 공개해 본다)

날 갖고 싶나? 그럼 지금 다가와 날 갖고 놀아보지 / 한 번 해보지? 그럼 내가 다가가 널 갖고 놀아볼께

확실하게 하고 싶으면 해봐 어물쩡 거리다간 니가 당해 / 달려 들어봐 널 보내줄게 그렇게 좋아? 더 보내줄게 황홀한 땀의 세계를 보여줄게

더 가고 싶나? 뜨거운 체온과 호흡을 느끼고 싶나? / 맛보고 싶나? 쾌락의 비명과 신화를 맛보고 싶나?

울창한 숲으로 더 들어와봐 계곡의 물이 더 흘러나오면 / 뛰어 들어와 끝까지 가봐 세상 무엇보다 더 솔직하게

벌써 지친 표정을 하고 있나? 말했잖아 자신있음 오라고 날 갖고 싶나? 그러고 싶나?

그러면 지금 한번 다가와봐 더 가고 싶나? 맛보고 싶나? / 끝이 어? 맛을 보고 싶나? 달려들어봐 널 보내줄께

내가 널 위해 뭔가 보여줄게 그렇게 좋아? / 더 보내줄께 황홀한 땀의 세계를 보여줄게 뛰어들어봐 끝까지 가봐

세상 무엇보다 더 솔직하게 소리 질러봐 모든 걸 던져 어둠을 뚫고 그 빛을 느껴봐

심장이 끓어 멎을 때까지 세상 무엇보다 더 지독하게 뛰어들어와 / 끝까지 가봐 세상 무엇보다 더 솔직하게

벌써 지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한 번 돌아보자. 아직은 갈 길이 멀다.

그건 그렇고 소찬휘는 전설을 하나 남긴 바 있다. 바로 전설의 여가수 노래 배틀이다. 소찬휘, 마야, 서문탁이라는 걸출한 3명의 여가수들이 나와 서로의 노래를 부르는데... 승패? 승패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목소리 올리는데는 소찬휘가 최고였고, 파워풀함으로는 서문탁이 최고였다고 본다. 참고로 마야는 75년생, 소찬휘 72년생, 서문탁 78년생으로 소찬휘가 의외로 나이가 많았다. 한번 검색해서 보길. 다음 TV팟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쨌든. 같은 앨범에서 노래 뮤직비디오가 다음에 올라온 것이 있으니 공개해 본다. 돈이 아까워서 paradise를 다운받지 못한다면 이거라도 한번 들어보길. ‘Hold Me Now’[클릭]다. 헤어지는 기회로만 기억하고 있다면 새로울 것이다.

 

어디 블로그에선가 “고음에서 한번 더 꺽어 올리며 토해내는 소리는 한여름 장대비 처럼 시원하다”라고 소찬휘의 목소리를 표현한 글을 봤는데, 딱 맞다. 나 ‘나는 가수다’ 프로가 계속되다보면 언젠가 공중파에서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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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글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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