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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미디어 후비기

라스트갓파더, 진중권 교수 뭘 잘못했나?


예전에 디워 라는 영화를 접어두고 보면, 최근 진중권 교수의 ‘라스트 갓파더’ 논란은 조금 이해가 안가는 면이 있다.

라스트 갓파더라는 영화가 어떤 영화인가는 일단 접어두자. 하비케이틀이라는 출중한 배우가 출연했다는 것도 일단 접어 두자. 다 접어 두고, 진중권과 라스트 갓파더에 대한 이야기에만 집중하자면 일단 이런 식이다.

그의 트위터는 ‘http://twitter.com/unheim’이니 궁금한 분들은 일단 거기서 보시고, 몇몇 중요한 이야기만 보자.

진중권 트위터


1. 내 참, 이런 걸 기사라고... 유감스럽게도 난 한번 불량품을 판 가게에는 다시 들르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이번엔 봐드릴 기회가 없을 거 같네요.

=> 이것이 라스트 갓파더에 대한 첫 번째 그의 트윗이다. O지에 나온 기사 ‘심형래의 천적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http://osen.mt.co.kr/news/view.html?gid=G1012300065)에 대한 평가였다. 그나저나 왜 진중권 교수가 한마디를 했는지 보니 ‘당시 결속력 끈끈한 심형래 팬클럽들은 진중권을 필두로 심형래를 원색 비난하는 세력들과 MBC '100분 토론' 등에서 정면으로 부딪히며 온 몸으로 맞서 싸웠다.’는 내용이 있다. 공인도 아닌 진교수가 자신의 이름이, 그것도 심형래를 원색 비난한 사람들의 ‘필두’라고 표현돼 있으니 한마디 할 만도 하다.

2. 예전처럼 심빠들이 난리를 친다면, 뭐 보고 한 마디 해드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불상사는 다시 없기를 바래요.

=> 대답 까칠하십니다.

3. 9000원 내고 영화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씹을 권리가 있어요. 혹시 님은 라면 만들어본 경험 있어요? 없으시면 아무 라면이나 닥치고 쳐드세요.

4. 불량품이라도 본인 맘에 들면 그만입니다.

=> 그건 그렇죠.

5. 작품 만들 때 땀 안 흘리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러세요. 심형래 외엔 영화 거저 만드는 줄 아시나 봐요.

6. 근데 내가 심형래 영화에 대해서 뭐라 그랬대요? 난 말한 기억이 없는데... 왜냐면 본 적이 없어서...

=>위에 트윗한 것이 있는데?

7. 아, 무슨 일인가 했더니..... 라스트 갓파더 보고 한 마디 해 달라는 팔로워들의 요청에, 이번엔 영화 안 볼 것 같다고 한 마디 했더니... 그게 기사로 나갔나 보네요. 심빠 여러분, 여기서 자꾸 이러시면 그 영화 확 봐버리는 불상사가.... =>트윗 보고 기사 쓰는 기자들이 많습니다. 진 교수님.

8. 내 참 그 놈의 영화 한 편 가지고..... ㅋ......

9. *****님은 영화 볼 때 감독 인생 책임져 준다는 사명감 갖고 보나요?

10. 팔로워들의 질문에 대답도 못 합니까? 그 빌어먹을 영화, 안 보겠다는데, 그런 말도 못 하고 살아야 하나요? 도대체 무슨 사이비 종교집단도 아니고....

=> 그건 그렇죠.

11. 영화판에서 남들은 한번 실패하면 다들 찌그러집니다. 재능은 있으나 아예 한 번 실패할 기회도 못 잡는 사람들도 수두룩하구요. 근데 님은 허접한 음식 내놓은 음식점에 다시 갑니까? 주인 용기 북돋우어주러?

12. 이번 영화에 140억 지원되거든요. 그 돈이면 재능은 있는데 돈이 없어서 영화 못 찍는 감독들 열 댓 명은 지원할 수 있어요. 님 같은 꼴통들이 그 길을 막고 있는 거죠.

=> 여기서 좀 주목해보자.



여기까지 본다면 8번까지 본다면 진교수가 잘못했다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다. 영화도 나름 많이들 본다고 한다. 5일 만에 120만명을 돌파했다고 하니 100만 관객을 훨씬 뛰어 넘었다고 한다. 영화가 후지다 안후지다 하는 논란은 그렇다 치더라도 100만 관객을 넘은 영화에

그런데,

그런데... 140억이 좀 걸린다. 이 140억원이 뭔지 좀 알아 보니 정부 수출보험공사의 문화수출보험이 2008년 보장해 준 금액이란다. 그것도 이 공사에서 첫 지원금으로 내 놓은 금액. 이건 영화가 망해도 70%까지는 보장해 준다는 것인데, 이 영화에 200억원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얼라? 그렇다면 이건 세금이 끼어드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분명 진중권 교수가 말을 거칠게하기는 했지만 한마디는 할 수 있겠다 싶다. 세금 내는 국민이라면 이 영화 만드는데 어쨌든 기여 한 것 아닌가. 물론, 그는 너무 유명했고, 디워 논란에서의 인상이 너무 강했지만 솔직히, 저정도는 누구든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닌가.

조금 생각나는 이야기도 있다. 바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대한 이야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이창동 감독을 독립영화 제작지원금을 주기위한 평가에서 각본부분에서 0점을 주고 떨어뜨린바 있다. 어떤 심사위원분은 무려 0점을 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제출서류 미비때문이라는 것이 영진위측 주장이기는 하다만, 좋은 시나리오라면 서류를 갖춰 오라는 것이 정상일듯). 그 뒤 영화 ‘시’는 칸 영화제에 가서 각본상을 받아 와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의 지원이라는 것은 어쨋든 공적 자금이다. 문화 ‘산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문화 ‘예술’도 중요하다. 그런데 문화 예술은 이청동 감독의 예처럼 홀대 받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데, 무려 140억원 지원받은 영화가 있다는 사실이 밉기도 하겠다.

그렇게 보니 솔직히 진중권 교수 편도 조금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라스트 갓파더’ 개봉 이후 아무 이야기 안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갑자기 O지 기자가 진 교수를 기사에 끌어 들였으니 불평 한마디는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그렇듯이 재생산이다. 온통 진중권 논란에 대한 줄줄이 올라온다. 물론 각 신문사들이 이슈가 되는 현상에 관심을 둘 수는 있겠지만, 진중권 교수가 무슨 연예인도 아니고, 이슈가 된다고 해서 돈버는 것도 아닌데, (어떤 트위터리안은 디워 때문에 진중권 교수가 떳다는 글도 올렸더라는)

뭐 결론을 내리자면 굳이 진중권 교수를 라스트 갓파더 이야기에 끼워 넣을 이유가 없는 것 같다. 진 교수는 그 영화 볼 생각이 없는 분인데, 어설피 끼어들게 된 것 뿐 아닌가. 안본 영화라도 배경지식이 있으니 더 밉게 보일수도 있는거고, 그러니 그정도 이야기 한거고, 굳이 진중권 교수와 라스트 갓파더를 엮을 필요가 있을까?

그냥 올댓시네마측이 스타뉴스측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 정답인 듯 하다.

“심형래 감독님 측과 저희 모두 진중권 씨가 트위터에 올린 글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트위터에 올린 개인적인 글에 대해 굳이 입장을 밝힐 뜻이 없다”(올댓시네마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