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비교평가를 주제로 내세운 사이트 메디스팟에서 서울시내의 산부인과 분만가능 현황을 발표했다. 이를 머니투데이에서 기사화 해서 제법 많은 이들이 기사를 본 모양이다. 그래서 본인도 한번 들어가 봤다.
조사결과는 아래와 같다.
메디스팟에 따르면 368개의 의원급 산부인과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 78개의 병원(21.19%)만이 분만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기사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부분 "애도 안 받는 주제에 나 산부인과의사요 하고 거드럭거리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까? 이거 직무유기 아닙니까?"(다음·베***), "절대로 결혼을 못 하게 하거나 그것 거세 또는 꿰매야 할것, 아예 출산 가부 심사로 허가 기준을 삼을것!"(다음·고**) 등의 반응이다.
뭐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본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 상식이 잘못된 것이라면 어떨까?
일단 산부인과 의사들이 아이를 안받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노력에 비해 적은 수가고 하나는 높은 의료사고의 가능성이다. 그리고 운영비다. 여기서 일단 의료사고 문제는 접어두자. (뒤에 언젠가 이야기 할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 우선 수가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수가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서 받는 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 돈을 통틀어 이야기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는 잘 안하려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시술에 비하면 대부분 진료비가 비싸다.
문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분야의 시술은 대부분 생명, 혹은 건강에 필수적인 시술이라는 점이다. 병원에 안가면 정말 큰일 날 병들은 대부분 보험이다. 안해도 별로 지장없는 시술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는 없다.
이같은 사실은 진짜 의사가 환자의 생명, 혹은 건강을 지키는 시술은 대부분 돈이 안되는 시술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산부인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보톡스 몇번만 넣어주면 애 하나 받는 수준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현 의료제도에서 산부인과의사라고 해서 "당신은 산부인과 의사니까 꼭 애를 받아야 돼!"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이전에 드라마 '뉴하트'를 보신분들은 알 것이다. 사람의 심장을 다루는 수술이 어떻게 쌍꺼풀 시술 하는 것보다 더 돈을 못받느냐는 극 중 대사는 산부인과 의사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2. 게다가 본인이 산부인과를 하면서 애를 받고 싶어도 실제로는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아이를 받으려면 응급실과 병실, 간호사 구비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운영비 증가를 감내하면서까지 아이를 받으라고? 무리가 있는 주장이다.
3. 또 한가지. 전문의 제도에 대해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산부인과는 산부인과 전문의만이 열수 있는 의료기관이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산부인과에서애 안받는 다는 것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이를 안받는 다는 사실을 일컫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산부인과 전문의라는 명칭은 단지 그 분야에 특화된 의사라는 뜻이다. 실제로 의사들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꼭 해당 분야의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시술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며 내과 의사가심장수술을 해도 불법은 아니다.
(사실 전문의제도는 실패한 제도다. 전문의제도가 성공하려면 우리나라 의사들의 10% 안쪽에 의사들만 전문의가 됐어야 하고 대부분 GP라 불리는 일반의들이었어야 옳다. 그리고 전문의들은 가능하면 임상 현장이 아니라 학술 분야에서 전문가들로서 연구 등에 힘써야 한다.)
이같은 상황이다 보니 전문의 면허가 있음에도 오히려 면허를 내세우면 돈이 안벌린다는 이유로 산부인과라는 간판을 내걸지 않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10월 전문의과목 표시 현황을 보면 전문과목을 표기 안하는 전문의가 전체 2만6136개중 4275개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반면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1766개로 2006년 동월 1834개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들이 전문과목으로 개설 안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이런 제도임에도 의사들이 애 안받는다고 해서 욕할 수 있을까?
물론 산부인과 의사가 돈을 못 번다고해서 환자의 부담을 올려서라도 돈을 많이 주자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본인은 순수하게 한 생명의 탄생을 책임지는 산부인과의사들이 한 여인의 미모를 책임(?)지는 의사보다 돈을 더 못받는 다는 것이
저출산시대에 산부인과 수가를 어느정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돈없는 산모들은 병원에 가지도 못하게 만든다면 곤란하다. 차라리 암환자처럼 건강보험 적용률을 90%까지 올려서 현재 병원에 환자들이 내는 부담금은 그대로 두고 의사들에게 돈을 더 많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함에도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출산을 안받을까? 절대로 아닐 것으로 본다.
가장 옳은 것은 가장 고생하고 어렵고, 중요한 시술에 더 많은 돈이 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안하고 싶다. 의사들이 어려운 환자, 중요한 시술에 더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더 쉽게 이야기 하면 산부인과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벌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쌍꺼풀 수술하는 미용 전문 의사보다 돈을 더 많이 벌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
옆나라 일본에서는 산부인과에서 거의 아이를 받지 않는다. 산모가 출산하기 위해 병원에 가다가 자리가 없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뉴스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보기 어렵지 않은 뉴스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출산을 지원하지 않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출산 현장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오늘은 웬지 횡설수설 한 것 같아서 붙이는 친절(?)한 세줄요약
1. 서울지역 산부인과 80%가 애 안받는다.
2. 중요도 떨어지는 수술이 돈 더 벌게 돼 있는 우리나라 의료구조가 문제다.
3. 이러다 일본처럼 출산 하려면 병원찾아 삼만리 하게된다.
조사결과는 아래와 같다.
메디스팟에 따르면 368개의 의원급 산부인과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조사에서 78개의 병원(21.19%)만이 분만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기사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대부분 "애도 안 받는 주제에 나 산부인과의사요 하고 거드럭거리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까? 이거 직무유기 아닙니까?"(다음·베***), "절대로 결혼을 못 하게 하거나 그것 거세 또는 꿰매야 할것, 아예 출산 가부 심사로 허가 기준을 삼을것!"(다음·고**) 등의 반응이다.
뭐 일반적인 상식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이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본다면 말이다. 그러나 그 상식이 잘못된 것이라면 어떨까?
일단 산부인과 의사들이 아이를 안받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하나는 노력에 비해 적은 수가고 하나는 높은 의료사고의 가능성이다. 그리고 운영비다. 여기서 일단 의료사고 문제는 접어두자. (뒤에 언젠가 이야기 할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1. 우선 수가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수가는 의료기관이 환자에게서 받는 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받는 돈을 통틀어 이야기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는 잘 안하려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시술에 비하면 대부분 진료비가 비싸다.
문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분야의 시술은 대부분 생명, 혹은 건강에 필수적인 시술이라는 점이다. 병원에 안가면 정말 큰일 날 병들은 대부분 보험이다. 안해도 별로 지장없는 시술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경우는 없다.
이같은 사실은 진짜 의사가 환자의 생명, 혹은 건강을 지키는 시술은 대부분 돈이 안되는 시술이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산부인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보톡스 몇번만 넣어주면 애 하나 받는 수준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현 의료제도에서 산부인과의사라고 해서 "당신은 산부인과 의사니까 꼭 애를 받아야 돼!"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이전에 드라마 '뉴하트'를 보신분들은 알 것이다. 사람의 심장을 다루는 수술이 어떻게 쌍꺼풀 시술 하는 것보다 더 돈을 못받느냐는 극 중 대사는 산부인과 의사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이다.
2. 게다가 본인이 산부인과를 하면서 애를 받고 싶어도 실제로는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아이를 받으려면 응급실과 병실, 간호사 구비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운영비 증가를 감내하면서까지 아이를 받으라고? 무리가 있는 주장이다.
3. 또 한가지. 전문의 제도에 대해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산부인과는 산부인과 전문의만이 열수 있는 의료기관이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산부인과에서애 안받는 다는 것은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이를 안받는 다는 사실을 일컫는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산부인과 전문의라는 명칭은 단지 그 분야에 특화된 의사라는 뜻이다. 실제로 의사들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꼭 해당 분야의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시술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며 내과 의사가심장수술을 해도 불법은 아니다.
(사실 전문의제도는 실패한 제도다. 전문의제도가 성공하려면 우리나라 의사들의 10% 안쪽에 의사들만 전문의가 됐어야 하고 대부분 GP라 불리는 일반의들이었어야 옳다. 그리고 전문의들은 가능하면 임상 현장이 아니라 학술 분야에서 전문가들로서 연구 등에 힘써야 한다.)
이같은 상황이다 보니 전문의 면허가 있음에도 오히려 면허를 내세우면 돈이 안벌린다는 이유로 산부인과라는 간판을 내걸지 않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10월 전문의과목 표시 현황을 보면 전문과목을 표기 안하는 전문의가 전체 2만6136개중 4275개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반면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1766개로 2006년 동월 1834개보다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들이 전문과목으로 개설 안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이런 제도임에도 의사들이 애 안받는다고 해서 욕할 수 있을까?
물론 산부인과 의사가 돈을 못 번다고해서 환자의 부담을 올려서라도 돈을 많이 주자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니다. 본인은 순수하게 한 생명의 탄생을 책임지는 산부인과의사들이 한 여인의 미모를 책임(?)지는 의사보다 돈을 더 못받는 다는 것이
저출산시대에 산부인과 수가를 어느정도 올려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돈없는 산모들은 병원에 가지도 못하게 만든다면 곤란하다. 차라리 암환자처럼 건강보험 적용률을 90%까지 올려서 현재 병원에 환자들이 내는 부담금은 그대로 두고 의사들에게 돈을 더 많이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함에도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출산을 안받을까? 절대로 아닐 것으로 본다.
가장 옳은 것은 가장 고생하고 어렵고, 중요한 시술에 더 많은 돈이 가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안하고 싶다. 의사들이 어려운 환자, 중요한 시술에 더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좀더 쉽게 이야기 하면 산부인과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벌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쌍꺼풀 수술하는 미용 전문 의사보다 돈을 더 많이 벌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
옆나라 일본에서는 산부인과에서 거의 아이를 받지 않는다. 산모가 출산하기 위해 병원에 가다가 자리가 없어 위험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 뉴스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보기 어렵지 않은 뉴스가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출산을 지원하지 않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출산 현장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오늘은 웬지 횡설수설 한 것 같아서 붙이는 친절(?)한 세줄요약
1. 서울지역 산부인과 80%가 애 안받는다.
2. 중요도 떨어지는 수술이 돈 더 벌게 돼 있는 우리나라 의료구조가 문제다.
3. 이러다 일본처럼 출산 하려면 병원찾아 삼만리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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