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이 블로그는 보건·복지쪽의 정책, 혹은 건강을 다루는 기자의 블로그이지만 어쨌든 현업 일러스트레이터이고, 또 만화도 몇 편 그린 바 있는 동글로그 주인장로서 요즘 조금 불편한 일이 생겨서 몇 자 적으려 합니다. 어쨌든 광우병과 관련된 내용이라서 다소 블로그의 주제와 동떨어져 있어도 이해 바랍니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광우병 논란이 웹툰계에도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초 시작은 '미친소 릴레이'라는 이름으로 작가 강풀님이 포문을 열었습니다.
웹툰 작가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 강풀 작가의 '미친소 릴레이'만화. 만화 자체가 신문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정도로 호응을 얻었다.
일단 강풀님이라는 작가 자체가 워낙에 인지도가 있는 작가인데다 평소에도 시사적인 내용의 만화를 워낙 그려오던 분이라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더해 몇몇 작가들도 이 릴레이 카툰에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무한펌질(무단 도용) 환영'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말이죠. 이와 동시에 일간지를 비롯한 언론들에서도 이 뉴스를 퍼 나르기 시작했죠. 웹툰이 사회 문제에 참여 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아마추어 작가들도 이번 '미친소 릴레이'에 상당히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최근 네이버 웹툰 코너에서 몇몇 간판만화가 연재중단에 들어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이 연재중단 자체가 워낙 급작스럽고, 네이버 웹툰의 견인차와 같은 역할을 하던 만화들이었기에 아는 사람들로부터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이와 함께 '괴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곽백수님의 '트라우마'와 워니님의 '골방환상곡'이 미국 소고기 수입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잘렸다는 것입니다.
급작스럽게 완결웹툰이 돼 버린 '트라우마'와 '골방환상곡'.
현재 네이버 추천웹툰에는 '골방환상곡'과 '트라우마'대신 '와탕카 시즌2'와 '열쇠줍는 아이'가 올라와 있다. 와탕카는 이미 잘 알려진 작가입니다만 열쇠줍는 아이는 신인작가라는 점에서 외압의 여지가 있는지 더욱 의심을 사고 있다.
'트라우마' 곽백수님의 미친소 릴레이
반면 다음에는 강풀님, 팀 겟네임님, 곽백수님, 야마꼬님의 릴레이 카툰이 올라와있다. 게다가 나도 만화가 코너에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일레이카툰도 정리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사실 네이버와 다음 사이의 성향 차이는 이전부터 상당히 있어 왔습니다. 이는 뉴스란만 봐도 잘 알수 있는 사실입니다.
3일10시30분 현재 네이버 뉴스는 광우병 관련 뉴스에 YTN과 연합, 매일경제의 뉴스를 싣고 있으며 다음 뉴스는 탑에는 머니투데이의 기사를, 광우병 관련 뉴스에 서울신문과 뉴스엔, 한겨레의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선택한 뉴스들. 위에서부터 연합뉴스, 매일경제, YTN의 뉴스들이다.
미디어다음이 선택한 뉴스들. 소위 '조중동문'이라고 불리는 메이저 뉴스들이 아니어도 이슈성이 있다고 보면 선택하는 것 같다.
즉 네이버는 보수쪽에 가까운 성향을, 다음은 진보쪽에 가까운 성향을 띄고 있다고 봐도 그렇게 틀리지는 않습니다.
물론 포털들은 독립된 기업이 운영하므로 어떤 쪽의 성향을 띤다고 해도 문제가 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성향들이 너무 전면적으로 드러나면 어느쪽이든 이용자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어느 정도 양쪽의 의견을 모두 수용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이같은 사실이 탑 작가들이 네이버를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면 좀 당황스럽습니다.
광우병과 관련, 작가들이 교체 됐다는 설은 시사성 짙은 내용인 '입시명문 사립 정글고등학교'나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마음의 소리' 양쪽 모두 광우병과 관련된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빙성을 얻습니다.
반면 다음의 작가들은 좀 더 자유롭게 의견 표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강풀님은 현재 연재는 하고 있지 않지만 간판 작가로 잘 알려져 있고(어쩌면 이전 연재작인 '26년'보다 사회비판이라는 강도 면에서는 약할지도 모릅니다만) 카라멜님은 현재 연재중인 '미스문방구'에다 미국소 수입 반대 의견을 표명 했습니다.
카라멜 작가의 광우병 반대 표명. 최근 연재작의 하단에 들어 있다.
게다가 현재 '교수인형'을 연재중인 팀 겟네임 역시 릴레이 만화를 공개 했습니다만 연재 중단된다는 소식은 아직 들어본 바 없습니다.
물론 상황상의 증거만 있습니다만... 솔직히 네이버측에서 이에 대한 해명은 일단 필요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네이버 작가들 중에서 광우병과 관련된 만화가 나오거나. 아니면 네이버의 그 모든 웹툰 작가분들은 전부 소고기 수입에 찬성하시는 입장일까요?
추가사항.
이 글이 늦게 올라가다 보니 나중에 확인이 됐군요. 두분 다 해명이 나왔네요. 일단 연재 시기가 미묘하게 맞물려서 그렇게 된 것 뿐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아마도 이런 의혹들이 동시에 재개되다 보니 아예 두 작가분들이 해명글까지 내 놓으시게 된 것 같은데요. 하여간 워낙 예민한 사안이다 보니 별 글들이 다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저도 뒷북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꾸벅.
'유통기한 만료 > →대충 뉘우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민이 영리병원 도입에 70%가 찬성? 설문지를 보니... (62) | 2008.06.25 |
---|---|
민영보험 활성화 되면 돈 아까워 병원 못간다?!?? (0) | 2008.05.14 |
의료계, 광우병 앞에두고 또다시 국민과 등돌리나 (105) | 2008.05.03 |
우리의 부모님들, 자식 부양 기대하지 않는다 (2) | 2008.04.29 |
아나로그 방사선 필름에도 감성이 있나요? (2) | 2008.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