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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의료계, 광우병 앞에두고 또다시 국민과 등돌리나

전국이 광우병 파동으로 들썩 거립니다. 그러나 정작 반대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집단이 있으니 바로 의사단체입니다.

이미 '건강보험당연지정제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실망한다'는 입장을 내 놓아 국민들로부터 핀잔을 사고 있는 의료계로서는 이번 광우병 파동에 있어 더욱 어려운 입장에 서게 될 듯 합니다.



금요일, 의사협회에서 이상한 내용의 보도자료가 왔습니다. 내용인즉 "광우병에대한 과학적인 자료와 입장을 내주 초에 발표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게 뭔가... 그러다가 그냥 넘겨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미 의사협회에서도 광우병의 위험을 경고하는 보도자료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의사협회에서 최초 내놓은 자료는 이런 내용입니다.

의협은 “광우병이 사람에게 전파되어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vCJD)을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의 FTA협상과정에서 너무 성급하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키로 결정한 것은 국민건강에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사실 의료계는 광우병 파동에서 중요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물론 이제까지는 정치적 논란으로 발전하는(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론이 있으니 정치색이 없다고 보는 것도 이상하죠. 물론 정치적이라는 것이 부정적인 텍스트로 읽혀야 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상황이지만 의료계에서는 과학적으로 위험성 등을 입증, 혹은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쟁의 선봉에 서 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후에 다시 이상한 내용의 보도자료가 왔습니다.

광우병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의학적 사실에 기초하여 다음주 초쯤 공식 발표할 예정입니다.

같은 날 온 보도자료 치고는 이상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무슨일인지 다른 기자에게 물어보니까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양기화 연구위원이 "인간 광우병은 발병이 매우 희박하다"는 입장을 내 놓았다는 것입니다. 바로 정부에서 추진한 기자회견에서입니다.(이부분 동영상도 이미 확인했습니다. 아마 지금도 YTN등에서 확인 가능 할 것입니다.)



사실 한 단체에서 어떤 의견을 내 놓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떤 식이든 자신들의 입장을 내 놓는 것이 누군가에게 큰 해가 되지 않는 한 자유롭게 표시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기본이겠죠.

하지만 오래간만에 의사협회가 국민들과 같은 입장을 내 놓았다고 해서 이번에는 뭔가 통하겠구나... 하던 차에 이런 의견이 솔직히 좀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발표를 하신 분은 어쨌든 의사협회 산하의 공식 단체의 대표로 참석한 인물... 과연 의사협회의 입장이 "광우병은 위험하지 않다"라고 생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즉 공식적으로 의사협회는 미국 쇠고기 수입을 찬성하는 입장을 발표한 꼴이 되 버렸습니다.



당황스러운 것은 저만은 아닌 듯 합니다. 의사분들 가운데서도 상당히 여러 가지 혼란이 일고 있는 모습니다.

어떤 의사분께서는 "아예 이 기회에 정확한 입장을 밝히고 정책입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입장을 밝히고 계신데요. 문제는 이미 의사협회의 대표분이 나가서 '인간 광우병이 많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거의 위험하지 않다'는 투의 이야기를 전국민 앞에서 하셨으니...

사실 의료계는 최근 아주 곤란한 입장에 서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아킬레스 건이 되고있는 3대 정책, 즉 대운하와 건강보험민영화, 광우병 파동중에서 대운하는 관계가 없다고 치더라도 건강보험 민영화에 있어서 "붕어빵 진료를 반대한다"며 이미 국민들 대다수와 반대 입장에 섰는데 광우병 파동에 있어 다시한번 국민들과 반대편에 서게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의협의 공식적인 '입'인 김주경 대변인은 "국민 건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의 중요한 결정을 전문가 단체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결정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여론의 방향을 바꾸려 하고 있지만 이미 터진 물독. 과연 쉽게 수습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추가로...

물론 의협에서는 양기화 연구위원의 발언이 의사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제까지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의 한의사 비하 의견도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했던 전래로 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이미 전국민 앞에서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에서 밝힌 의견입니다. 의협 산하라는 명칭이 결코 아무쪽에나 붙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상관 없다고는 이야기 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적어도 국민들은 그렇게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