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다국적사 봐주기 과연 어디까지인가...
우리가 먹는 약에는 일반약과 전문약이 있다. 일반약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약국에 가서 돈내고 사먹을 수 있는 약이고 전문약은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먹을 수 없는 약이다.
그 때문에 전문약을 일반인들이 보는 일간지 등에 광고하거나 홍보하면 약사법 위반으로 처벌받게 된다.
그런데 이같은 규칙이 식품의약품안전청에만 가면 ‘다국적사 봐주기’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대웅제약의 경우 ‘아당캠페인’을 홈페이지를 통해 했다는 이유로 6개월 판매정지처분이 논의되고 있다. 캠페인에 대웅제약의 전문의약품인 엔비유를 암시하는 문구가 들어 있었다는 이유다.
그러나 식약청은 다국적제약사인 화이자가 대한의사협회와 진행한 금연캠페인과 한국MSD가 대한암학회와 진행한 자궁경부암백신 캠페인은 간접광고로 보지 않고 넘겼다.금연캠페인의 경우 현재 금연보조치료제가 거의 화이자의 ‘챔픽스’가 팔려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협회에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지원을 한 사례다.
자궁경부암백신의 경우는 더욱 간접광고의 혐의가 짙다. 한국MSD가 자궁경부암백신인 가다실이 시장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암학회를 경제적으로 전액 지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슷한 제품인 서바릭스가 시장에 등장하자 캠페인 지원을 중지했다.
이같은 상황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아래는 지하철무가지인 포커스가 진행중인 ‘가짜의약품 근절 캠페인’-제1탄 정품비아그라를 찾아라 캠페인이다.
비아그라 역시 대부분이 알고 있다시피 전문약이다.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없이는 팔수없는 약이다. 그런데 이렇게 당당하게 ‘비아그라’가 노출돼 있다.
그러나 식약청은 화이자를 처벌,아니 조사할 것인지도 아직 유보적이란다. 그야말로 다국적사 봐주기가 아니라고 이야기 하기 어렵다.
사실 식약청만 문제는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공정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공정위는 작년 11월 제약사들의 불공정거래행위, 즉 리베이트를 적발, 대거 과징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당시 1차로 적발된 제약사는 한미약품, 동아제약, 중외제약, 유한양행 등 10개사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이들 20개사를 발표할 때 공정위는 2차로 적발된 한국화이자, 한국GSK, 한국MSD, 한국릴리, 한국오츠카 등 외국 5개사를 포함한 나머지 7개사에 대해서도 과징금부과 및 시정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이제 1년이 다돼가는 지금까지도 이들 다국적 제약사가 포함된 과징금 부과 조치는 이뤄지지 않다. 1차로 적발된 제약사들만(잘했다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만)억울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결코 봐주기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1년동안 끌어온 이유가 봐주기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면 누구나 쉽게 납득은 어려울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의심해 볼 수 있는 것은 사실 통상마찰 우려다. 즉 식약청이나 공정위에서 다국적 제약사를 처벌할 경우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에 건드리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일 사실이 그렇다면 우리나라 제약사들은 죽이고 외국제약사를 키워주는 꼴 밖에는 안된다. 정말, 사실이 그렇지않기를 바랄 뿐이지만 상황 증거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만을 키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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