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원하는 처방이 있다. 그러나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은 얼마 없고, 그 병원은 처방권을 빌미로 환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후원사의 약물을 처방해 준다면? 혈우병 환자들에게는 이같은 상황이 현실이다.
혈우병 환자들의 절반 이상이 선택권을 갖지 못하고 녹십자의 약을 처방받고 있다.
최근 녹십자에서 연간 수십억원을 후원받고 있는 한국혈우재단의 산하에 있는 혈우재단의원을 다니는 환자들의 불만이 높다. 최근 거의 안전해 졌다고 하지만 그래도 불안한 녹십자가 판매하는 혈액제제를 처방받고 있기 때문이다.
혈우병은 피가 나면 멈추지 않는 병이다. 이는 피속에 있는 인자 중에서 몇 가지가 부족할 경우 응고가 돼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인데, 혈우병 치료제는 이를 보충해 주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문제의 핵심은 박스터가 생산하고 녹십자가 판매하고 있는 혈액제제인 훼이바와 노보노디스크에서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유전자조합제제인 노보세븐 두가지가 있는데 혈우재단의원에서 훼이바로 편향 처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두가지 약은 각각 사용하는 경우가 다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이 두가지 약제가 한가지 증상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환자들은 혈액오염의 가능성이 적은 노보세븐을 선호한다. 지난 6월부터는 보험 적용조건도 동일해 진데다 가격도 노보세븐이 더 저렴하다.
그러나 혈우재단의원은 녹십자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인지 가능하면 헤이바를 처방해 준다. 혈우병 환자모임인 코엠회에 따르면 훼이바가 안들어 노보세븐을 처방해 줄 경우라도 노보세븐과 훼이바를 함게 처방해 줄 정도라고 한다.
환자들이 혈액제제인 훼이바를 꺼리는 이유는 혈액오염 사고 때문이다. 사실 혈우병 환자들은 적지 않은 오염사고, 혹은 오염사고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간염환자가 많은 편이다. 혈액으로 전염되는 C형간염환자의 유병율은 34%, 에이즈 감염자도 전체 2000여명 중 25명에 달한다.
게다가 1990년 초반에 발생한 혈우병 환자 청소년 10여명의 AIDS 집단감염사태는 녹십자사의 혈액제제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함국코엠회 김영로 사무국장은 "환자들은 상식적인 선에서의 처방을 원할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환자들은 이같은 의원의 처방에도 불구하고 혈우재단의원을 찾는다. 전국 3군데 지점을 갖고 있는 혈우재단 의원에서 소모되는 혈우병 약은 약 66.2%. 대형병원급을 제외하면 대부분 혈우재단 의원을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환자들이 혈우재단의원을 주로 찾는 이유는 혈우병 약을 처방해 주는 의원이 혈우재단의원이 서울에 있는 모 의원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전무하기 때문이다.
결국 환자들은 어쩔수 없이 혈우재단의원에서 오늘도 불안한 마음으로 혈액제제를 처방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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