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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한의학, 영어로 어떻게 쓰나요?

0. 혹시 한의학의 영문표현이 어떤 것인지 아십니까? 현재 대한한의사협회 홈페이지에 가 보니 The Association of Korean Oriental Medicine이라고 써 있네요. 즉 Korean Oriental Medicine, 굳이 직역하자면 ‘한국동양의학’이라고 해야 할까요?

왜 뜬금없는 한의학의 영문표기 이야기를 꺼내냐 하면 최근 한의협에서 영문표기를 바꾸려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외 진출을 위한 영문 표기 확정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1. 현재 영문표기법으로 거론되는 명칭은 KM(Korean Medicine)과 TKM(Traditional Korean Medicine) 두가지라고 합니다.

한의협 관게자에 따르면 이처럼 명칭을 변경하는 이유는 해외에서 한의학의 부각, 특히 중의학과의 구분을 하기 위한 이유가 크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중의학의 인식이 더 뿌리깊히 박혀 있어 한의학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고합니다. (전문가가 아닌한 한의학과 중의학 구분하기란... 쉽지 않겠죠) 따라서 한의학의 세계 진출을 위해서는 중학학과 구분될 수 있는 한의학의 네이밍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기도 한 것이죠.

사실 중국의학과 한의학은 미묘한 차이가 용어에서도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추나요법을 영문표기할 때는 ‘chuna’라고합니다. 반면 중의학에서는 'tuna‘라고 하는데요. 중국의 발음 탓에 이렇게 쓴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한의사들이 중의사들을 두고 참치 한다고 놀리기도 한다고... ^^ (tuna=참치)



2. 이같은 한의협의 움직임에 외국에서 게시던 분들도 나름대로 기쁘신 분들도 계신 모양입니다.

실제로 이런 메일이 제 앞으로 오기도 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상 보낸 이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미국에 계신 간호계 쪽 분인듯 합니다.)

“누구에게 이 글을 써야할 지 모르나 기사에 이 기자님 주소만 있어서 이곳으로 보냅니다.

명칭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너무 늦게나마 우리 한의학이 드디어 TKM 혹은 KTM 으로 명칭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못 기쁩니다.

외국에 잇는 나로서는 그리고 이곳 미국에서는 의학을 서양의학만, 그리고 중의학 및 여타 나라의 의학을 모두 대체의학으로 분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한의학은 중국의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에 묻혀서 매우 속이상했습니다. 도대체 우리나라 한의학자들은 명칭하나도 제대로 국제사회에 공표하지 못하고 TCM속에 묻혀있게 하는가 자존심, 국민적 학문적 자존심도 없이 말입니다. 통탄해 마지 않았습니다. 하여, 저는 제 논문에 TKM(Traditional Korean Medicine)으로 표현하고 주장하면서 중의학과 분명한 차이를 강조해 왔습니다.

(중략)

정말 늦게나마 용어를 독자적으로 표명하시기를 바라는 韓의학 협회의 뜻을 존중하면서 국제사회에 혼동이 없이 그리고 중의학과도 분명한 차이를 주게하면서 韓의학의 독특성을 발휘하는 용어가 속히 결정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의학(漢醫學, 이것이 中의학) 이 아니고 한의학 (韓의학)임을 분명히 하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학문적 체계도 중국에서 영향을 받았으나 독특한 한국전통의 의학이론과 방법을 재 발견하고 발달시키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중략)

동양 문화권인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는 의료가 Tailoring 되야하지 않겠습니까?

또한, 韓醫學이 세계속, 우선은 가장 급하게 漢醫學(중의학)속에 주소없이 맥없이 묻혀있는 상황이기에 우선적으로는 세계속에 바르게 인식되고 소개 되어야 합니다 . 저로서는 이것이 우선 순위라고 봅니다. 사실, 외국인들은 한의학이 있는 줄도 모릅니다. 그들에게 제가 우리도 한의학이 있고, 한의학과 중의학은 다르다라고 주장하면, 그 차이가 무엇이냐?고 되묻습니다.

저야, 한의학자가 아니기에 자세히 설명을 하지는 못하지만 한국인이기에......그 "이론적 체계"가 엄연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이부분이 정말 차별성있게 서있는가? 라고 자문해봅니다.

한의학자 분들이 하실 일들은 중의학과 다른 부분...... 한의학의 이론적 체계를 확실히 하시는 작업과 세계속에 그 차이와 효과를 드러내는 작업이라고 봅니다. 한국인으로서 부탁드리고 싶은 부분입니다. The sooner, The better. (후략)“


3. 아, 그런데 이같은 명칭 변경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닌 듯 합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더군요. 전 처음에는 KM이라는 명칭이 의협의 영문표기인 KMA와 헷갈려서 그러나 보다 하고 한의협에서도 TKM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고 하니 관계 없겠다 했죠.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KM이라는 명칭이 의료계를 동양과 서양을 구분짓고 있다는 것이 문제제기의 원점이라고 합니다. 의학은 전세계의 누구나 혜택을 보고 공유하는 학문이므로 동서양의 구분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어느 편을 들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저는 이정도에서 물러 가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