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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MBC의 삼립식품 죽이기? 제품와 품목 구분 못하는 방송들

불만제로 호빵편 화면 캡춰


어제 불만제로에서 호빵의 위생 관리, 유통기한 관리에 대해 나왔다더군요. 뭐 방송은 보지 않았습니다만... 수상한 호빵이라고 하니까 삽립식품에 뭔가 문제가 있나...하고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그런데 결국 이거 찐빵 이야기더군요. 그게 뭔소린고 하니... 바로 MBC가 브렌드명과 품목명, 일반명사와 대명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썼다는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이런거죠. 여러분이 다 아시는 조미료. 소위 대명사라고 하죠. 미원과 다시마다시다. 미원과 디시마는 각각 특정 회사의 제품명입니다. 다만 워낙 미원과 다시마가 많이 쓰이다 보니 조미료라는 말 대신 쓰기도 하는거죠.

그러면 호빵은 어떨까요? 호빵은 사실 삽립식품에서 나온 제품명입니다. 즉 찐빵을 제품화 한 것이죠. 따라서 호빵이라는 이름은 다른 회사에서 사용할 수 없는 고유한 상품명입니다. 따라서 샤니에서 나오는 찐빵은 ‘팡찌니’라고 제품명이 붙어 있죠. 호빵과는 다른겁니다.

삼립호빵



호빵의 역사는 사실 1970년대 초 삼립식품에서 찐빵을 소매점에서 팔다가 ‘호호 불면서 먹는다’는 의미로 ‘호빵’이라고 이름붙인 제품을 길거리에서 팔기 시작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당시 찜통을 소매점에 나눠준 것이 히트의 요인이었다고도 합니다만...뭐 그건 접어두고, 위키백과에도 샤니, 기린의 찐빵도 호빵으로 모아놓는 오류가 있더라는...)

위키백과 중 호빵에 대한 소개.


그러면 편의점에서 파는 것은 호빵뿐일까요? 아닙니다. 팡찌니도 팔고 비슷한 제품들도 있죠. 그것들은 절대로 호빵이 아닙니다. 호빵은 삽립식품에서 나온 것만 호빵이라고 부를수 있죠. 실제로 샤니에서 나오는 팡찌니에는 호빵이라는 문구가 절대로 적혀 있지않습니다. 그저 빵류라고 할 뿐이죠.

샤니 팡찌니. 쩔대로 호빵이라는 명사를 사용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MBC는 편의점에서는 삼립식품 말고도 다른데서 나오는 제품들도 있는데 유독 삼립식품에서 나오는 호빵만 지적해서 죽이고, 샤니의 팡찌니 등은 면죄부를 준 셈입니다.

MBC가 의도적으로 그랬을까요?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몰라서 그랬으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삼립식품 잘못도 있는 것이... 제품명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홍보를 안하고, 제품명 권리행사도 하지 않더군요. 실제로 코알라빵 (서울식품)에서 ‘코알라호빵’이라는 제품을 내 놓았는데도 그냥 놔두는 상황이니...

하여간 이런 문제점들은 지적하지 않고 MBC 불만제로가 그냥 호빵이라고 지적한 것은 어쨋든 특정 제품을 겨냥해서 공격한 셈이 돼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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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사실 이런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제약업계(참고로 저는 보건복지쪽 전문지 기자입니다)에서는 대표적으로 비아그라, 보톡스가 있죠.

비아그라야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죠. 그래도 비교적 잘 알려진 예입니다.

비아그라와 비슷한 발기부전 치료제로는 외산 중에는 시알리스(릴리), 레비트라(바이엘)가 있고, 국산 중에는 자이데나(동아제약), 엠빅스(SK케미칼)이 있죠. (종근당의 야일라도 있지만 이는 레비트라와 동일한 제품을 포장만 달리해서 파는 것이니 예외로 치고) 하지만 비아그라가 워낙 잘 알려져 있다 보니 ‘비아그라=발기부전치료제’로 인식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비아그라만 대표적으로 꼽히다 보니 몇가지의 문제가 생깁니다.

사실 같은 발기부전치료제로 묶어버리면 그만이지만 각 약들이 사실은 다른 성분(비슷하긴 합니다만)이거든요. 따라서 약간씩 효능이 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약은 효과가 빨리 생기고 빨리 사라지지만 어떤약은 하루종일 효과를 볼 수 있기도 하고, 어떤 약은 하루 한알 복용하는 식으로 복용할 수 있게도 나오죠. 예를 들어 비아그라는 복용후 30분~1시간, 시알리스는 30분~6시간, 이런 식으로 차이가 있죠.

그런데 다른 약들은 마치 짝퉁처럼 여겨지고 있는 겁니다. (사실 모든 의사들이 모든 발기부전치료제의 효능을 파악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약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처방되야 하는 것을 대전제로 본다면 말이죠.

또 다른 문제점도 있습니다. 사실 비아그라는 의사들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약입니다. 그런데 비아그라라는 이름이 워낙 잘 알려지다 보니 의료계가 아니 곳에서도 이를 강하다는 뜻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보톡스.

이런 경우는 보톡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톡스는 앨러간에서 나온 ‘보톨리눔톡신’이라는 일종의 ‘독’입니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효과가 있어 이를 이용해 안면 주름제거 밑 사각턱 축소 등에 쓰이는 거죠.

그런데 사실 보톨리눔톡신 제품도 보톡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외산중에는 디스포트(입센), 제오민(메르츠/한화제약), BTA-X(중국란주연구소/한올제약) 등이 있고, 국내에서는 메디톡신(메디톡스/태평양제약) 등이 있죠. 기본적으로 독소는 동일한데 첨가물이 다른 제품입니다.

그런데 앨러간이 ‘정품 보톡스’라는 말을 쓰면서 보톡스 외에는 전부 짝퉁이 되버리는 부작용(?)이 발생했죠. 보톡스는 어디까지나 앨러간의 제품명일 뿐입니다. 보톡스가 아닌 제품들도 정품입니다.

그런데 요즘도 병원들이 보톡스 관련 시술명을 많이 쓰죠? 그거 사실은 문제 있는겁니다. 보톡스 외에 메디톡스, 디스포트 등을 사용하면 사기치는게 되거든요. 예전에 보톡스 판매를 맡았던 대웅제약에서 이걸 이용해 많이 영업했다고 하더군요.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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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제품명이 대명사화 되면서 품목 자체를 대치해 버리는 현상은 많습니다. 자동차 업계의 지프(4륜구동), 닷지(군용트럭) 등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공적인 입장에 서 있어야 하는 언론들이 마구 혼용해서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물론 대표적인상품 하나를 제목에 뽑을 수 있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우 다른 제품명도 소개해 주어야 하는 것이 공정한 입장 아닐까요?

“MBC 불만제로 제작진 여러분. 혹시 샤니나 기린제과에서 돈 받으신건가요? 얼마 받고 이런 프로 제작하셨어요?”

...이런 의심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