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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느긋한 IT 산책

아이폰이 주목받는 ‘씁쓸한’ 이유

아이폰이 유통이 된다고 합니다. KT에서. 28일이니 이제 얼마 안남았네요.

그런데 입맛이 씁쓸합니다. 아이폰이 좋아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금지’된 것들이 실려 있어 성공한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부분은 애플이 주는, ‘아이팟’이 주는 고급스러움에 끌려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일부 하이엔드 유저(최소한 휴대폰에 동영상을 인코딩해서 집어넣고, 텍스트 뷰어도 활용하고, 휴대전화 인터넷에 대해서 좀 아는 정도의 수준이라고 대충(?) 정의지어 봅니다)들이 지적하는, 이동통신인 휴대전화가 차세대로 발전하기 위해 나오는 다양한 기능들이 우리나라 폰들에서는 대부분 제외되고, 아이폰에 실려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일까요.

출처. 아이팟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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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 대중에게 주목받는 이유를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자면 이렇습니다. 대중은 대부분 라이트 유저라는 전제를 깔겠습니다.

우선 아이팟이 주는 럭셔리한 이미지. MP3만 해도 국산 MP3가 훨씬 기능이 많음에도 아이폰 브렌드 네임 하나만으로 국내에서도 잘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죠. 사실 이 부분은 욕먹을 것을 겁내지않고 말한다면 라이트 유저들의 ‘(어쩌면 무의미한)브랜드 선호’이라고 해석 됩니다. 아이팟의 성공 비결은 사실 MP3를 프로그램 ‘아이튠즈’을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과 앱스토어를 손쉬운 프로그램 설치, 그리고 인터넷입니다.

그러나 이들 중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되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솔직히 MP3를 돈주고 구입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국내에서 서비스 되지도 않는 아이튠즈를 통한 MP3 다운로드.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무선인터넷은 좀 끌릴만한 요소겠지만...

물론 이런 부분들은 아이폰이 정식으로 서비스되면 달라지는 부분이 있겠죠. 아이튠즈를 통한 음악서비스 제공은 여전히 관계없는 이야기겠지만(다른 스마트폰들이 그냥 MP3를 넣기만 하면 된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겠죠) 적어도 앱스토어는 열릴테니까요. 0.99달러짜리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국내에 서비스 된다는 점이 참 기대되기도 합니다.

하이엔드 유저들에게 아이폰은 좀 다른 이유로 기대될 것입니다. 기막힌 터치감. 빠른 반응속도, 앱스토어의 정식 서비스 시작, 저렴한 인터넷 등등. 하지만 휴대폰 사용자의 대부분은 라이트 유저죠. 휴대폰을 사용하는 인구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인 음악 듣는 인구가 실제 휴대폰 사용자 중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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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욕먹을 소리는 이정도 해 놓고. 이제 진짜 아이폰이 주는 씁슬함을 좀 적어볼랍니다. 하이엔드 유저들의 시선에서 말이죠.

솔직히, 까놓고, 그냥 대놓고 말하자면 아이폰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국내 휴대폰에 있어 왔던 기능제한 때문 아니었나요? MP3에 DRM을 여전히 걸고 있는 S통신사는 그렇다 치고. 해외 휴대폰에는 제대로 들어 있는 WiFi 기능도 빼놓고. DMB만들어 있으면 모든 기능 다 들어 있는것처럼 홍보하지만 사실은 불편하고 고가의 말도 안되는 돈이 들어가는 휴대폰 인터넷, 아니 패킷 서비스 사용을 유도하는 휴대전화들.

사실 기능제한 문제는 그동안 하이엔드 유저들 측면에서는 무.지.하.게. 욕을 먹어온 것들이었습니다. 해외에서는 k3g나 mp4로 인코딩안해도 동영상을 집어넣기만 하면 볼 수 있게 해 놓고 국내 출시시에는 안되게 하는 정도는 기본이고, 멀쩡한 WiFi도 빼놓고, DRM을 강제화 시켜 놓는 등의 문제 말이죠. 그리고 그 대부분은 통신사들의 요구 때문이라는 사실도 잘 알려진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WiFi는 문제가 많았죠. MP3 하나 다운받으려고 했다가 MP3값보다 더 비싼 통신비를 내 본 사람이라면 이게 WiFi만 달려 있으면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아실것이라고, 아니 이제는 몰라도 아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중에 제대로, 기능제한 걸지 않고 아이팟이 들어온다는 사실이 하이엔드 유저들에게 환영받았다는 사실이 저에게는 참으로 불편합니다.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통신사 때문에 제거하고 내 놓았던 제품들이 참으로 안스러워서요. 아니 해외 제조사들도 마찬가지죠.

아니라고요? 단적으로 삼성이 왜 ‘제트’ 라는 휴대폰을 국내 출시하지 않는지, 노키아에서 왜 GPS를 뺀 노키아 GPS 특화폰을 국내 출시했는지 아는 분들은 다 아시겠죠.

아이폰 출시가 주는 의미를 단순히 선택할 수 있는 휴대전화 기기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정도로 해석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기회에 국내에서도 기능제한 걸리지 않는 휴대전화들이 많이 출시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모바일 윈도우 말고 다양한 운영체계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이 나오면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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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꼬랑쥐 하나. 아. 그리고 사실 요즘 아는 이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휴대폰이 있더군요. 일명 ‘오좀니아’라고 하더라구요. 오즈가 되는 옴니아폰, 다시 말하면 LG향으로 삼성이 옴니아2를 출시중이라는 소식이 있더군요. 인터넷에 기대를 한다면 아이폰보다 더욱 유용한 스마트폰이 될 것 같더군요. 아이폰보다 좋은 것이 뭐냐구요? 하나는 저렴한 인터넷 사용료. 두번째는 인터넷을 하기좋은 넓은 화면. 아이폰은 480*320이죠? 옴니아는 800*480입니다. 세번째는 인코딩 필요 없는 동영상과 MP3. 이정도면 주목할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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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꼬랑쥐 둘. SK에서 나오는 옴니아2를 가끔 아이폰과 비교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비싼 통신료 지불해야 하는 SK텔레콤 인터넷? 저같으면 안쓰고 맙니다. 실제로 옴니아로 인터넷 쓰는 거 별로 못봤습니다. 스펙 두고 비교도 하는데요, 실제로는 별 차이 없을 겁니다. CPU가 앞선다지만(아이팟은 624MHz, 옴니아2는 800Mhz라죠?)

아이폰쪽이 그래픽 카드 등이 좋아 실제로는 더 사용감이 뛰어날 것이거든요. 그냥 AS가 좋고, 국산이라서 쓴다면 모를까 비교 대상은 아닌듯 합니다. 최소한 주요 기능인 인터넷과 사용감을 따진다면 말이죠. 다만 앞서 이야기 한 인코딩이 필요 없다는 장점을 본다면 옴니아2가 훨씬 낫겠죠. 하지만 윈도우모바일을 사용하는 옴니아2의 안정성은 별로 신용이 안가는군요.

굳이 권한다면 ‘오좀니아’를 기다려 보세요. 적어도 인터넷은 쾌적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제 예언은 틀리는 경우가 많아서 믿을수 없지만 최소한 기다려 볼만은 할 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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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꼬랑쥐 셋. 이 기회에 인터넷 환경도 좀 개선됐으면 합니다. 그망할 X, X같은, 액티브액스 X칠 말입니다. 그래야 휴대폰으로도 만족스럽게 인터넷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