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통기한 만료/[내 인생의 배경음악]

70년대 생에게 70년대는 어떤 의미였나

내 인생의 배경음악 ③ - 영화‘정글스토리’ OST - 70년대에 바침

유난히 격변하는 시대가 많았던 한국의 국민들은 대부분 자기가 속한 세대는 참으로 불운한 시대라고 이야기하길 거의 주저 하지 않는다. 따지고 들어가면 다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물론 75년생인 본인 역시 ‘경험한 세대’에 따른 역사가 있다.

그런 본인에게 70년대란 어느날 나타난 우리들의 과거였다. 워낙 급변하는 입시제도에 치여 아예 사회에 관심이 없다가 갑자기 이런 과거가 있었다고 하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들이 있는 공간, 즉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이다.

사실 선배들과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로밖에 모르는 이야기임에도 신입생인 우리는 귀에 따갑게 과거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살기 어려운 시대였다고도, 암울한 시대였다고도 한다. 그리고, 이같은 사회 분위길르 알고 정말이냐고 묻는 우리에게 어른들은 그 시대가 있었기에 우리가 이 정도나 하고 살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전부가 본인과 동일한 경험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많은 이들은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리들 70년대생들에게 있어, 사실 우리가 태어났을 때인 70년대는 지금이나, 그때나 먼 나라 이야기다. 무엇보다 졸업할 시기가 되면서 겪은 IMF는 사회,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을 사치로 여기게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70년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때가 많다. 신해철의 ‘70년대에 바침’을 지금 다시 들으면 더 느끼는 바가 크다. 이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이 이 앨범 발표 당시인 1996년에 들었을 때는 그저 좋은 노래다. 아 그랬었구나 하고 들었지만 최근에 다시 들으니 감회가 또 새롭다. (그런데 신해철도 68년생이기 때문에 70년대엔 꼬꼬마 아니었나?)

어차피 과거는 과거이고, 그때를 살지 않았던 본인으로서는 뭐라고 판단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참, 그 당시, 노래속 배경인 박정희의 암살, 그리고 전두환의 집권이 어떤 의미인지 노래속에서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이제는 확실히 말할수 있을까 모두 지난후에는 누구나 말하긴 쉽지만’이라고 하는 것처럼 함부로 말하기 어렵다. 본인의 어린 시절에는 주변 어른들이 모두 ‘데모하는 대학생들은 다 없애 버려야 해’라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더욱 뭐라고 언급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 당시의 격한 사회 분위기 덕에 지금은 좀 더 나은 시대가 올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좀 더 나은 시대를 만들어야 하는 의무를 조금이라도 지고 있다는 것 정도는 분명히 알겠다. 그리고, 노래가사처럼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라도 만들어 나가야 하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해 본다.

[70년대에 바침 뮤직비디오(이 뮤직비디오는 비교적 구해 보기 힘든 편이었다)]



사실 이노래가 실린 앨범‘정글스토리’는 무려(!) 윤도현이 주연으로 나온 영화 ‘정글스토리’의 OST다. 그리고 영화는 쫄딱 망하고 OST 앨범만 성공한 드문 사례로 기록돼 있다. ‘절망에 관하여’라는 노래도 수록된 이 앨범에서 실제로 뜬 노래는 엽기적 분위기인 ‘아주 가끔은’이다.

‘70년대에 바침’ 이 노래는 박정희 대통령의 사망을 알리는 발표에서 시작해 전두환의 대통령 당선 소감으로 끝이 난다. (참고로 전두환은 1979년 12.12 군사 반란을 일으켜 군부를 장악한 뒤, 1980년9월1일~1988년2월24일 동안 집권했다)

하늘이 그리도 어두웠었기에 더 절실했던 낭만

지금 와선 촌스럽다 해도 그땐 모든게 그랬지

그때를 기억하는지 그시절 70년대를

통금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와 가위를 든 경찰들

지금 와선 이상하다 해도 그땐 모든게 그랬지

그때를 기억하는지 그시절 70년대를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이제는 확실히 말할수 있을까

모두 지난후에는 누구나 말하긴 쉽지만

그때는 그때는 그렇게 쉽진 않았지

한발의 총성으로 그가 사라져간

그날 이후로 70년대는 그렇게 막을 내렸지

수많은 사연과 할말을 남긴채

남겨진 사람들은 수만의 가슴마다에

하나씩 꿈을 꾸었지 숨겨왔던 오랜 꿈을

무엇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가

하늘이 그리도 어두웠었기에 더 절실했던 낭만

지금 와선 촌스럽다 해도 그땐 모든게 그랬지

그때를 기억하는지 그시절 70년대를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이제는 확실히 말할수 있을까

모두 지난후에는 누구나 말하긴 쉽지만

그때는 그때는 그렇게 쉽진 않았지

무엇이 옳았었고 무엇이 틀렸었는지

이제는 이제는 확실히 말할수 있을까

모두 지난후에는 누구나 말하긴 쉽지만

그때는 그때는 그렇게 쉽진 않았지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 라라라라 라라

라라라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

보너스로 뮤직비디오 하나 더 소개한다.

[넥스트 4집 ‘Lazenca - A space rock’ 중 ‘opera The Power’ 뮤직비디오]

위 뮤직비디오는 애니메이션 ‘라젠카’의 OST 중 하나인데, 70년대에 바침과 매우 흡사한 분위기다. 라젠카는 1997년 나온 애니메이션이며, 70년대에 바침은 1996년 나왔다. 당시 신해철은 NEXT로 활동중이었으며, NEXT는 라젠카 발표후 해체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넥스트 활동 당시의 곡들은 다 명반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이 음악 전문가는 아니니 깊은 평가는 생략한다)

사족 하나 더. 그건 그렇고. 요즘 신해철은 이렇더라....

* ‘내 인생의 배경음악’은 노래의 평론이 아닌 노래와 얽힌 제 삶의 편린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이 글들은 동글로작가탄생동호회 회원들의 팀블로그 ‘Ms.G와 Mr.S의 깊은오해’(http://www.greematha.wo.tc/)에 동시 포스팅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