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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느긋한 IT 산책

블로거뉴스, 기자블로거가 불리할 수도 있다.

다음 블로거뉴스에서 간혹 기자가 블로그를 운영하고 포스팅을 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글을 쓰는 사람들이고, 기사거리를 빠르게 접하는 사람들인 만큼 블로그 운영에서도 더욱 이득이 있지 않겠나... 하는 점이다.

사실 이같은 인식은 어느정도 맞는 점이 있지만 틀린 점도 많다. 실제 기자로서(조중동 등 큰 일간지 기자는 아니지만)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블로그 운영은 결코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첫째. 가장 어려운 점은 일정한 성향에 묶인 기자로서 매체 성향 밖의 글을 쓰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아예 본인이 매체 이름이 아닌 개인의 이름만으로 쓴다면 (이 경우 이름도 가명으로 가야 겠지만) 모르겠지만 OO지의 OOO기자라고 한다면 그 영향을 아예 벗어날 수는 없다. 블로거뉴스에 꾸준히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실제로 중앙일보의 모 기자가 기사를 썼다가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해야만 했던 사례를 기억할 것이다.

사실 본인도 정치적인 글은 잘 올리기 어렵다.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논란에 끌려들어갈 경우 몸담고 있는 매체에 끼치는 영향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기자가 뭐가 두렵냐”고 하시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기자란, 특히 전문지 기자는 일간지와 다르게 독자 성향에 맞는 글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은 아는 분들은 아실 것이라 믿어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겠다)

반면 자유인(?)이라면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기자에게는 좀 더 높은 퀄리티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자가 블로그에 아무 생각 없이 올린 글에 “기자가 이것밖에 못쓰냐”는 악플이 달리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본인이 몸담고 있는 매체에도 폐를 끼치게 된다. 글 모쓰는 기자가 있다고 하면 대외 신임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본인이 전에 몸 담았던 모투데이의 Y모 기자는 자신이 실제로 경험했던 병원입원기를 올렸다가 악플로 된통 얻어(!)맞았다. 일반인이라면 모를까 전문지 기자가 그런 글을 올리면 안된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만큼 매체의 그림자 밖을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다.



셋째. 기자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 대한 어느정도 의무적인 포스팅이 요구된다.

실제로 본인은 IT에 관심이 많지만 그 글들을 어느정도 이상 올리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에서 녹을 먹고 있는 입장에서 회사에서 쓰라고 준 블로그(?)를 개인적으로 마음대로 운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 분야가 많은 이들이 관심이 많은 분야라면 모를까 많은 이들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인 경우 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말이 좋아 전문블로그지 예를 들어 배드민턴 전문 블로그라면 올림픽때를 제외하고 누가 들어와 보겠는가. (실제로 배드민턴 전문지도 있기에 하는 이야기다.)



넷째. 회사에서 이런 저런 압박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몇몇 뉴스매체들은 자신이 쓴 기사를 직접 블로그로 발행하기도 한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누가 그런식으로 운용하고 싶겠는가. 적어도 자신이 운용하는 블로그인데 좋은 글만 쭈욱~ 모아놓고 싶겠지. 그러나 실제로는 회사에서의 이런 저런 압박이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매체의 경우 어느정도 압박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실제로 본인도 전에 운영하던 매체에서 회사 임원진과 가벼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아마도 광고 게제 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뭐 이런 어려움도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유리한 점도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기자들이 블로거로 와서 뜨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 줬으면 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매체들이 블로거뉴스를 새로운 매체로 인정하고 키워가려 하지만 그것이 생각대로 잘 안된다는 점도 있다. 그리고 직업 특성상 바빠서 쓰기 어렵다는 점도 있고.(물론 더 바쁜 직업도 많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기자라는 직업은 평균보다는 바쁜 직업에 속하는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블로그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새로운 매체인 것 같다. 많은 이들이 블로그에 관심을 갖고 있고,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가 논쟁이 되는 것을 보면.

끝으로 이야기 하자면 본인도 기존의 기사를 가지고 블로그에 포스팅 하는 것은 반대다. 이중으로 노출해 뜨고 싶은 것은 이해 하겠지만 블로그로 송고하려면 적어도 기사를 블로그에 맞는 내용으로 재필(re-wright)하는 정도의 정성은 보여 줬으면 좋겠다. 본인도 대단한 블로거는 아니지만 그런 매체들 보면 기자 이름 달고 있는 블로거로서 함께 쪽팔린다. 솔직히. 아니면 블로그 전문 매체를 만들던가.

(오해할 것 같아서 미리 이야기 하지만 본인이 몸담고 있는 매체에서 가끔 블로거뉴스로 보내는 글들은 대부분 블로거뉴스용으로 만든 글이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 헬스코리아뉴스 중 매체에 직접 올라와 있는 글이 베스트에 올라간 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