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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 김남수 선생 KBS 출연, 한의사들 발끈한 이유

KBS가 지난 추석 재미있는 방송을 했다. 바로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 이야기’다. 2일에 걸쳐 침편과 뜸편으로 나눠서 진행된 이 방송은 이 프로그램을 보고 “우와~ 한의학 대단한데?”이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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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석특집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 이야기'

이 방송에 출연한 이는 바로 남수침술원 김남수 옹이다. 나이가 90세를 너끈히 넘어서는 그의 모습에는 무게감이 있다. 그런데 병을 착착 고친다. 자신이 창안했다는 구당 기본침과 무극보양뜸을 이용해 화상으로 인한 흉터까지 치료한다.

문제는 이분이 사실은 한의사가 아니라는 점이 바로 한의사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런데 이 방송을 보고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바로 한의학계다. 왜일까?

이분은 바로 국내에서는 없어진 ‘침구사’이기 때문이다.

침구사는 지난 박정희 대통령 집권 시절에 한의사가 있으니 필요 없다는 이유로 사라진 직종이다. 물론 이미 이전에 침구사 면허를 다 놓은 이들이야 관계없으니 그대로 침을 놓을 수 있었지만 새로 면허를 딸 수는 없다. 그래서 이들은 한의학이 아닌 대체의학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이분, 김남수 옹은 실력도 대단하지만 제자들도 많이 키우는 모양이다. 홈페이지‘뜸사랑(http://www.chimtm.net/)’에 가보니 민간 자격증 같은 것도 주는 모양이다. (지금은 다운됐다. 김남수 옹이 화재가 되긴 되는 모양이다)

문제는 바로 여기 있다. 침술을 제자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바로 문제라는 거다. 어쨌든 정식으로 면허를 따고 인정받은 한의사분들이 무면허로 침을 놓는 일반인들이 심사가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이미 침구사라는 직업은 없어졌기 때문에 이분께 침술을 배운 사람이 다른 이들에게 침을 놓아주면 불법-의료법 위반-이 된다. 단속하고 싶은 마음이 굴둑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에서 한의사라고 자신을 밝힌 분께서 글을 올렸다.

그 글을 옮기자면 이렇다.

한의사입장에서본 KBS추석특집 김남수옹 [2338]

저는 한의대에서 침구학을 전공 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한방대학병원과 개원으로서 10여 년 이상 임상을 한 한의사입니다. 추석특집으로 침,뜸의 장점에 대해 국민들에게 많은 홍보를 해주신데 대해 고맙기도 하지만 이땅에서 한의과 대학6년을 졸업하고 한방병원침구과에서 5년을 근무하고 개원으로서 10년을 임상한 한의사로서 과연 귀방송국이 어떤 근거를 가지고 김남수옹이 주장하는 말들을 아무 여과없이 그것도 의학적 검증도 없이 방송을 할 수 있다는데 놀라움과 함께 이런프로를 기획한 귀방속국에 상당한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대체 무슨 의학적 근거로 아무 검증도 없는 저런 방송을 하시는지...두통하나에도 수많은 원인이 있고 한의학적으로도 오장육부 외부사기(풍한서습조화) 그리고 여러 감정의 변화(七情)가 있거늘 아주 단편적인 지식몇개로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시청자들이 그방송을 보고 책을 사서 집에서 뜸을뜨다 오히려 병을 키우고 부작용이 생기면 그 책임은 누구한테 갈까요?

원래 아는게 하나밖에 없으면 모든병이 그거 하나로 다 나을수 있다고 믿게됩니다. 김남수옹 처럼 방송에서 말한대로 침, 뜸을 떠서 치료하는건 일반인들도 한달정도만 공부하면 다 할수 있습니다.

물론 효과가 전혀 없다고 말할수는 없겠지만 우리의 인체가 그리 간단한건 아닙니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는 소우주라 했습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신비합니다. 어느병에 무슨 혈자리 이런병에 무슨 혈자리 이런식으로 쉽게 치료 된다면 종합병원의 양방각과 그리고 수많은 한의사들이 이땅에 무슨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김남수옹을 탓하는것이 아닙니다, 모든질환을 그렇게 간단히보고 간단히 치료할수 있다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뿐입니다. 수많은 한의사들이 고민하고 연구하고 그래도 어렵다고 하는 침구학을 여기 침놓으면 낫고 여기 뜸을 뜨면 낫고 과연 그런식으로 될거 같으면 이 지구상에 병으로 죽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을것입니다.

귀방송국의 아나운서들은 마치 홈쇼핑의 쇼호스트 같았습니다. 이번 방송을 본 많은 의료인들은 상당한 의구심과 우려를 느꼈을 것입니다. 저는 김남수옹 의 임상경험과 진료정신을 존중합니다. 단 KBS의 경솔한 기획의도를 탓하는 것입니다.

무릎 아프신 할머니분에게 침뜸을 시술하실 때 류마티스아니면 뜸 몇번으로 쉽게 낫는다는 말을 하실 때 그것도 가장 기본적인 혈자리인 양슬안 과 족삼리에 뜸을 뜨시면서...류마티스 아니면 거의 노인분들은 연골이 닳아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일 경우가 많은데 환자의 연령이나체중, 생활환경 연골의 마모상태등도 고려치 않고 슬안 족삼리 뜸만으로 나을수 있다고 너무나 쉽게 말씀 하시는걸 보고 상당히놀랐습니다.

아무튼 이번방송은 우리의 침과 뜸의우수성을 알리는 기회도 되었지만 좀 더 신중히 다른 의료계(양한방)의 고증을 받았어야 했다는 우려를 지울수가 없네요

귀방송국은 이번 무책임한 방송에 대해 상당한 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홈쇼핑방송도 아니고 공영방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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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아고라에 어제(15일) 올라온 글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별로 공감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찬성이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여전히 반대가 많다.

오전 9시반에는 찬성 649명, 반대 745명이었다. 간격이 그나마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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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6일) 1:30 현재 상황이 이렇다. 한의사분들, 국민들에게 신용을 좀 찾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반대 의견은 이런식이다.

1. 바보같은 한의사들아! 지금이라도 김남수옹을 대학으로 모셔라!

2. 김남수옹만큼 휼륭한 침술가는 드물죠? 인정할건 인정하고요.방송타는거 넘 배아파 하지말고 열씨미 배워서 남수할아버지처럼 댁도 한의학에 달인되시고 방송도 나오고 그러면되지뭘...이런글 올리면 열등의식땜에 그러는거 같아서 좀 거슥하네여...

3. 솔직히...자기 밥그릇 안 뺏기려고 쓴 글로 밖엔 안 보이네요.

찬성 의견은 또 이렇다.

1. 침사 제도는 오래전에 없어졌고 대신 한의사제도가 생겼으면 정당하게 경쟁하고 합법적인 절차 밟아서 한의사 면허따면 될 것 아닌가.한의사제도 생기기 전에 침사였던 사람이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 옆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문제다. 어떻게든 한번 무임승차해보려고 노력중이신데. 참 비겁하다. 한의대엔 늦은 나이에 수능공부 다시 준비해서 들어오는 분들도 많다. 그 분들처럼 정당하게 경쟁하고 절차를 밟는것이 옳은 일 아닌가.

2. 침값에 5만원 받는 사람이 김남수입니다. 정말 많이 받죠. 4일만 맞아도 20만원이에요...그래서 다들 침구사가 되고 싶어하는 모양입니다.인간들이 다 이렇습니다.진정한 의인은 하나도 없다고 누군가가 말했었죠.(젊은것들아 노력해라) 밑에 어떤분이 반은 봉사한다니까 그렇게 믿고 계산해봐도 하루 250만원 한주에 3일만 진료해도 한달이면 3000만원이네요...쑥값까지 받으면 우와~~~김남수는 그렇다고 쳐도 침구사부활하자는 젊은것들 이해됩니다,저도 음악 때려치고 침구사하면 안될까요??방법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김남수가 치료잘하면 그냥 냅둬라~~문제는 거기에 기생해서 한몫챙길려는 것들이 문제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분은 대화명만 다르고 같은, 혹은 비슷한 내용을 도배하고 있다.)

논란은 이상하게 발전해 갔다. 실력만 좋으면 인정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합법적으로 면허 따는 것이 중요한 거다 뭐 이런 식으로. 댓글 중에는 아예 이런 이야기도 나온다.

내동생이 중국에서 한의학을 공부햇다 거기서는 꽤 잘나가는 한의사다 근데 웃기는건 우리나라에서는 인정을 안해주는거다 아예 한의사 시험을 못보게 하는거다이유는 간단하다 환자를 고치는데 있지안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니까 그러한거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현재 우리나라에 김ㅇ남수옹 만큼 잘고치는 한이사가 있는지 우리나라 한의사중 지금 의료법땜에 없어진 썬약국에서 파는 약만큼 잘고치는 한의사 있다면 추천해바라

뭔가 이건 논지가 좀 벗어난 것 같은데...-_-; 뭐 이런 것도 있다. 북한에서 한의학(거긴 동의학이라고 하더라)을 배운 분들 한의학 인정 안해 주는 것은 좀 아쉽긴 하다만... 중국은 좀 아니지 않나?

뭐 어쨌든 중요한 것은 김남수 옹의 실력은 대단하고 그분은 합법이라는 것과 그래도 그분께 배워서 남들에게 시술하려 하면 불법이 된다는 것이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지? 실력인가, 준법인가.

아. 물론 문제가 있기는 있다. 면허 없는 사람이 침술이라도 하다가 의료사고라도 나면... 빼도박도 못한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