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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만화 이야기

만화가 정대삼, 아니 늑대삼을 응원 합니다


악플이 한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아는 사람은 알까.

혹시 정대삼이라는 만화가를 아는지...

예전에 모종의 사건으로 만화가를 그만 둘 뻔 했다가 다시 만화를 그리고 있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악플러 사건으로 워낙 유명했던 분이라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정리해 본다.





그러니까 사건은 이렇다.

정대삼이라는 인터넷 만화가가 있었다. 독특한 만화를 그리던 분인데, 나는 개인적으로 코드가 맞아서 계속 보아 왔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절필 선언을 했다. 2006년 경이었을 것이다. 악플 때문이었다.

뭐 이정도면 그냥 그런 이야기 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연이 알고보면 꽤 슬펐다.





그가 연재하고 있던 것은 ‘3ThreeGo’라는 만화였다. 돈받고 연재하던 것도 아니었다. 네이버 붐, 웃긴대학, 오늘의 유머에 연재하고 있던 것이었다. 1년 동안.

명작은 아니다. 그림체도 전설적으로 잘그리는 것은 어니다. 그러나 웬지 끌리는 부분이 있다. 우울하면서도 순간순간 피식하게 만드는 감각이랄까.


그런데, 그의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많이 아팠다고 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2차 수술을 준비하게 됐다고 한다. 그 중 어머니가 가게 화재 때문에 2주 정도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돌아온 그의 홈페이지(www.dae3.net / 지금은 폐쇄)의 방명록에 항의 글들이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악플의 수준은... 그러니까 이런 것이다. 아버지가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빨리 그리지 않겠나. 집안일은 집안일이고, 집안일 있을 때마다 독자와의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하겠냐고. 뭐 이런 식이다.

이런 댓글들이었다. 인터넷 서핑중 발견한 흔적.



그래서 그는 홈페이지 방명록을 닫았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이 글은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다. 아래를 보면 된다.



그리고 홈페이지는 폐쇄됐고, 그를 응원하는 릴레이 만화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기에도 악플이 달리기 시작하고,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지만 유명한 ‘만화가 정대삼’사건이 됐다. 이 사건은 TV에도 나왔다. 지식채널e 였을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정대삼을 응원하던 만화 중 일부

당시 정대삼을 응원하던 만화 중 일부

당시 정대삼을 응원하던 만화 중 일부

이후 돈되는 만화를 그리겠다던 그. 토토디스크(현 토토로사)라는 곳에 만화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곳에 올리면서 돈을 받았는지는 모르겟지만 다행히 이곳에서 ‘3ThreeGo’는 완결을 봤다. 그리고 Dae3병원, Dae3 DIARY, 복단이와 복숭이 등의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올라온 만화가 ‘복단이와 복숭이’ 72화, 2008년 12월 29일이었다.

토토로사에서 완결된 3threeGO. 명작이라고 할 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코드가 맞는 이들에게는 좋은 만화였을 듯 하다.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잊혀져 가던 이 소심한 만화가가 다시 돌아왔다. 소리소문 없이. ‘늑대삼’이라는 이름으로. 본인도 설마 이사람인줄 몰랐다. 2010년8월9일. 첫화로.

그냥 우연히 코드가 좀 맞는다 싶었던 만화 였는데... 우연히 댓글을 보다가 이 늑대삼이 정대삼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뒤져보니 어. 정말 그림체가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이번엔 돈 좀 벌고 있을까? 아. 네이버 정식 웹툰이다. 여전히 독특한 그림체지만 선이 간늘어 졌고, 특유의 심리묘사도 더욱 정교해 졌다. 여전히 우울하지만 피식 웃게 만드는 내용도 여전하다. 그러고 보니 예고편이 이렇게 적혀 있다. “본명은 정대삼입니다. 새로운 각오를 위해서 필명으로 돌아왔습니다. 잘부탁합니다.>..<”

연예인만큼은 아니지만 만화가도 준공인 취급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악플이 많이 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다.

다른 이야기가 뭐 필요 있겠나.

그냥 응원한다.





 

만화가를 꿈꾸다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한 한, 그냥 직장인으로써.

앞으로도 좋은 만화 볼 수 있기를.


꼬랑쥐 : 이상하게 요즘 가끔 회고되는 듯 하다. 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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