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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미디어 후비기

유이 성추행, 솔직히 말하자면 불편했다

19일 방영한 세바퀴에서 애프터스쿨의 유이가 성희롱 경험을 털어 놓았더군요.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참불편한 내용입디다. 내용을 간추려 보자면 클럽 공연에 갔다가 한 남자가 허벅지를 만지고 ‘…벅지’어쩌구 했다는 겁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아... 참 불쾌 했겠구나. 성희롱 그것 참 나쁜거지” 이렇게 생각하고 말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뒤에 남는 찝찝함. 아. 생각해 보니 꿀벅지 자체가 유이를 키웠던 키워드라는 사실이 언뜻 떠오르더군요.

뭐 이렇게 이야기 하면 참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도 있을것 같아 다시 한번 설명해 보겠습니다. 일단 성희롱 자체는 나쁜 것 맞습니다. 당하면 당연히 기분 나쁘겠죠. 하지만 꿀벅지를 키워드로 성장한 아이돌 연예인이라는 점을 보면 어쩌면 ‘자승자박’이라고 볼 수 있는 면이 있지 않나 하는 겁니다.


반박 논리도 금방 떠오릅니다. 그러면 짧은 치마 입고 야하게 입은 여자는 모두 성희롱 해도 되는 것 아니냐는 무서운 논리죠. 저야 뭐 사실 관음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그걸 알고도 입은 거라면 어느 정도는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희롱이 허락되도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늑대다 보니 보고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를 보면 흐뭇해 하기는 합니다만(-_-;). 먹기 좋은 떡이라고 광고했다고 해서 훔쳐 먹어도 된다는 것은 말도 안되죠.

그런데 문제는 ‘꿀벅지’라는 키워드 입니다. 꿀벅지라는 말이 가지고 있는 뜻 자체가 매우 성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는 부분(아직 모르시는 분은 그냥 성적인 의미라고만 이해하고 가시는 것이 정신 건강상 이로울 듯 합니다)이죠.

유이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본인이 꿀벅지에 대해 “꿀벅지란 말은 어떻게 들으면 안 좋을 수도 있지만, 건강하고 좋은 의미로 불러주는 것이라고 주위에서 이야기를 많이 해줘 기분은 괜찮았다(스타뉴스 12월3일 인터뷰 중)”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꿀벅지라는 말 자체가 성희롱입니다. 본인이 몰랐다고 해도 다들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어쨋든 사실입니다. 그렇게 대중에 인식이 돼 있는 상황에서 꿀벅지라는 단어탓에 성희롱을 당한 거죠.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당한 장소도 클럽, 주류판매장소입니다)


뭐 유이가 성추행을 당한 사실 자체에 “어 그래 그거 유이 잘못도 있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조금 가혹하겠죠. 그리고 성추행 자체가 잘했다는 것도 말은 안되구요.

하지만 유이가 제대로 처신을 했더라면 아무리 인기가 아쉬웟어도 ‘꿀벅지’라는 단어가 나올때 언론사들에 항의를 해서라도 꿀벅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최소한 불쾌감을 표했어야 했으며, 성추행을 당한 뒤에라도 앞으로 이같은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꿀벅지를 통한 언론플레이는 자제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뭐 워낙에 성적인 이미지로 먹고 사는 것이 연예계 아니냐고 반론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따지고 보면 그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닌가요? 꿀벅지로 언플이 이뤄지는 장소가 선택해서 걸러낼 수 있는 케이블 방송도 아니고 공중파 방송, 인터넷에 공개되는 대중매체 아닙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