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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이젠 작가까지 쥐고 흔드는 대여점

출판만화 업계를 폭삭 말아먹은 책대여점들이 이제는 출판사와 작가들 위에 군림하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전국도서영상대여점협회(전대협)와 전국만화방도서대여점연합회(전만연)이 최근 연대체계를 구축하고 래핑을 벗긴 책들 반납 받아주지 않은 대원씨아이 책들에 대해 입고를 거부하고 320페이지가 안되는 판타지소설, 무협소설은 입고를 거부하겠다고 합니다. 또 전대협 내에서 대원씨아이와 계약을 맺는 작가들은 무기한 입고를 거부하겠다고 합니다. (http://cafe.daum.net/RentalShopSociety)



만화작가들도 뿔이 났습니다. 스토리 작가인 임달영씨는 블로그(http://blog.naver.com/cdggam/140065424805)를 통해 “감히 나의, 작가의 혼이 들어간 작품을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으면 받지 않겠다고 선언 했습니까? 아예 사질 마십시오. 내 작품을 대여점에 들이질 마십시오”라며 분노를 토하고 있습니다.

임달영씨의 블로그에 올라온 글중 일부



독자들도 이같은 사정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화가 났습니다. 아고라에서 ‘대여점의 못된 횡포! 대여점을 몰아내야 합니다!’(http://agora.media.daum.net/petition/view?id=70019)라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여점 협회들도 화가 났습니다. 전면전입니다.

전대협 홈페이지



왜 이런 일이 벌어 졌을까요? 솔직히 이건 대여점주들의 횡포입니다.

우선 래핑을 벗긴 책들 반납 받아주지 않은 대원씨아이 책들에 대해 입고를 거부한다는 내용. 이거 사실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책을 두권을 들여 놓고 독자들이 빌려볼만큼 빌려본뒤 한권은 다시 반품시키겠다는 이야기입니다.

320페이지가 안되는 판타지소설, 무협소설은 입고 거부? 이제는 책 페이지까지 대여점에서 좌우하겠다는 겁니까? 도대체 왜 이런 무리한 주장이 통하는 걸까요?

일단 대여점에 대해 조금 설명하겠습니다. 아마 잘 알고 계시는 분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책대여점이 생긴 것은 IMF가 터진 직후입니다. 당시 상당수의 명퇴자들이 사회에 매출되자 당시 정권에서 이들을 위해 마련해 준 자리 중의 하나가 바로 책대여점입니다. 그리고 책대여점이 들어서면서부터 출판시장은 큰 변화를 맞게 됩니다.

당시 판타지 소설은 부흥기가 아니었으니 그렇다 치고, 무협작가들은 대여점용 책을 내놓고 있었으니까 또 그렇다 치고, 당시 부흥기를 조금씩 맞아가고 있던 만화작가들은 이 대여점 활성화에 대부분 반기를 들고 나섰습니다. 당시 대여점용으로 나오는 얇은 만화책들 말고 서점용으로 나오던 만화책들이 대여점으로 흘러들어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1980~90년대만 해도 당시 만화계는 일본만화로 인해 촉발된 출판만화시장이 점차 붐을 일으키던 시대입니다. 그러나 대여점이 들어서고 이미 전성기를 맞고 있던 일본만화(드래곤볼, 시티헌터 등)가 한국에 들어오면서부터 출판만화시장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책 판매부수가 1/10이상 떨어졌습니다. 만화잡지들은 폐간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만화로 인한 출판만화 시장 타격은 사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권법소년 류의 봇사 만화책들이 판치고, 만화가 제대로 클 수 있는 토양이 없던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만화들이 들어오는 걸 어쩌겠습니까. 차라리 보고 배울 수 밖에 없었죠.

하지만 책대여점의 등장으로 인한 출판만화 시장의 침몰은 작가, 출판사들 입장에서는 어이없는 일이었습니다.

그 전에도 만화가게는 사실 있었습니다. 그러나 만화가게로 들어가는 책들은 질이 떨어지고 얇은 만화책들, 그것도 한국작가들의 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대여점은 틀렸습니다. 서점에서 판매되는 만화책들을 대거 들여놓고 얇은 만화가게용 책들은 들여놓지 않았습니다. 일본작가들의 만화책은 더 많이 들여 놓았습니다.

제가 이 사실을 어떻게 아느냐구요? 저 역시 당시 만화가 지망생이었습니다. 그리고 데뷔 준비중이었죠.(스토리 작가쪽이었습니다) 하지만 출판시장이 무너지면서 데뷔준비중이던 잡지사에서 데뷔준비 무기한 연기에 들어가면서 꿈을 접게 됐습니다.

책대여점에서는 이렇게 주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사주니까그나마 팔리는 것 아니냐” 어느 작가분이 받은 편지라고 하는데...이런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조아라 / 고무림 연재 건에 대해 한말씀 드리고자 이렇게 자판 두드립니다.

대충 4권 분량이 연재되어 독자에게 소개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대여점입장에서는 도저히 "용들의 전쟁" 이책을 구매 할수 없다는걸 알고 계신가 해서요?

아마도 수많은 량의 반품 주문이 예상 되어 지고..

이미 조아라 / 고무림에 연재 사실을 알고 정보 공유하여 불매(불매 보다 살 수 가 없죠.

이미 두 사이트를 통해 볼 사람은 다 본 책이니) 로 분위기가 잡혔습니다.

이번일은 이렇다 해도... 다음번에 인터넷 연재는 최소 분량 1권의 3/1 정도로 연재하여

대여점 및 작가분들 양쪽다 원원 할수 있었으면 합니다.

책을 구매 하는것은 독자 가 아닌 대여점임을 다시 한번 생각 해 주시고...

좋은 내용의 글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이번 "용의 전쟁" 이 책처럼요.

이 작가님이 과연 책대여점에 보내려고 글을 썼을까요?

솔직히 전대협의 주장은 무리한 주장입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한국 만화잡지들이 무너지고 책 판매량이 급속하게 줄어든 시기가 언제인지는 당시 관심있던 사람들은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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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대원씨아이는 원레 만화, 판타지 소설, 무협소설의 비중이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NT노블 같은 경우는 아예 대여점에 들여보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초기 속지에도 그렇게 써 있고 대여점에서 본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대여점측에서 오히려 “까불면(반품 안받아주면) 안사준다”니 무슨 이야기일까요?

짐작컨대, 대여점에서 NT노블에 대한 욕심을 부릴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NT노블은 대여점에서 받아들이기 애매한 책들이라 이걸 대여점에서 받아들이기 좋은 상태로 바꿔 놓아야 하거든요. 그리고 볼모로 대원씨아이에서 파는 만화책들까지 통채로 안받겠다고 강짜를 놓는 거라고 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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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대여점의 강짜가 통해서 대원씨아이가 손들면 어떻게될까요? 첫 번째로 NT노블 가격이 오르게 될 겁니다. NT노블은 현재 비교적 저렴한 가격인 5~6000원선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여점으로 나가면 판매량이 줄고 적당한 판매량이 유지되면 책 가격을 올려서 수익을 창출하게 되는 구조가 고착화 됩니다.

뭐 NT노블 안보는 분들게, 대여점가서 만화책 안보는 분들께는 관계없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재미있는 만화를 보고 싶은 분들이나 왜 우리나라에서는 재미있는 만화가 없느냐고 불만이 있으신 분들은 이번 사태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어쨋든 이번 기회에 대여점 망해라~ 는 아니고, 대여점에 들어가는 책들과 판매용 책들이 명확히 구분되는 시절이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만화도 그렇고 우리 출판계가 발전하는 모습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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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사항 : 대원씨아이에서 NT노블 말고 대여점용으로 내놓는 책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두고 이같은 소동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 크게 변동사항은 없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