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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한 만료/[세상을 보는 눈]

‘이기적인 홍대생’님께 띄우는 편지

우선 먼저 오해가 없도록 적자면 이 글은 ‘Club Tsabes’님께 드리는 포스팅이다. 원 글은 '이기적인 홍대생의 변명' 이니 혹시 관심 있는 분은 읽어보길 바란다.

‘이기적인 홍대생’님께.

개인적으로는 이같은 포스팅을 올렸다는 것 만으로도 최소한 본인이 납득하고자 하는 자세는 돼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윗 글들이 다소 냉정하게 보시는 것도 있네요. 하지만 그 마음들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이같은 반응도 사실은 젊은, 20대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얼마전 ‘지금 한국의 20대는 ‘찌질한 루저’’라는 기사가 떴었습니다. 저는 상당히 이 내용에 공감했었고, 저 외에도 많은 이들이 공감했을 듯 합니다. 직접 한번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기사는 무척 과격한 표현을 쓰고 있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사회가 20대를 보는 시선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의 20대는 남 일에는 관심 없고, 진학과 취직에만 관심있는 세대. 이것이 딱 지금 사회가 20대를 보는 시선입니다. 그리고 현재 이슈가 되는 홍대 청소부 사태를 접하는 홍대생들의 자세를 보는 시선이기도 합니다.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압니다. 그럴 수 밖에 없겠죠.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것이 누구인데, 기성세대가 그렇게 만들어 놓은 것인데. 라는 생각에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보는 이들에게는 나름 자신감이 있습니다. 폭력이든, 비폭력이든, 사회를, 이 세상을 바꿔 본 경험이 말이죠. 과거 독재 정권때는 데모를 통해 사회를 바꿔 보았고, 가장 최근에는 선거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대통령을 뽑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경험을 가진 이들도 많습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선거는 사실 많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금 20대가 볼 때는 흠 많고, 마지막에 자살로 생을 마무리한, ‘칠칠치 못한’ 대통령일수도 있습니다. 그게 곡 틀린말도 아닙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기성 정치인들과 다른 이들을 우리 손으로 뽑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무현’이라는 이름 석자는 실체가 아닌 상징으로서의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20대는 그런 의미깊은 경험을 해 본 일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일각에서는 죄악시 되는 분위기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을 사회에서는 우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과거에도 이같은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젊은이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보다 더욱 먹먹한 사회 분위기에서 말이죠. 그 세대를 살아온 이들이 볼 때 지금 20대는 세상에 큰소리 한번 쳐보지 못하는 ‘찌질한 루저’로 비춰지는 것일 것입니다.

물론, 그 세대들의 소위 ‘운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있는 것도 이해합니다. 실제로 부정적인 부분이 있고(학생들 정서와 떨어지는 투쟁 방식 등). 하지만, 그들이 바꿔 놓은 세상이 있고, 지금 20대도 그 혜택을 어느 정도는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제가 말하는 ‘사회’ 역시 이 세상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당장 저희 아버지·어머니 세대만 해도 제가 생각할 때는 ‘어쩔수 없다’, ‘사회는 바뀔 수 없다’는 일종의 패배 의식에 젖어 있으니까요.

그러나 제가 말하는 사회는 ‘세상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진 긍정적인 세대입니다. 그리고 사회에 관심을 갖는 세대들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세상을 바꿔본 경험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기적인 홍대생’님을 탓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는 사실만으로도 ‘찌질한 루저’는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기성세대와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인 분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그리고 당신과 같은 분들이 세상에 점차 늘어난다면 세상은 조금이라도 바뀌고, 실망하는 이들이 당신들에게 희망을 걸 것이라고 믿습니다.

덧글. 제가 ‘이기적인 홍대생’님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글을 쓰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래 댓글을 다는 분들의 생각 중 일부는 어느정도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몇마디 적으려다가 글이 길어질 듯 해서 별도 포스팅으로 적었습니다.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