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통기한 만료/→대충 뉘우스

행려병자 차별논란? 차병원 사태 오버랩된 이유


지금은 기사들도 거의 삭제돼서 찾을 수 없는 내용이지만 예전에 미국에 있는 헐리우드 차병원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내용인즉, 포천중문의과대학교 차병원 그룹이 미국 LA에 운영하는 헐리우드 차병원이 무보험 노숙자 환자를 LA 다운타운 슬럼가인 ‘스키드 로우’에 버린 적이 있었다.

당시 LA 타임스등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LA 표준시간으로 2007년 2월 8일 아침 10시 45분경, 흰색의 밴 차량이 다운타운에서도 가장 더러운 슬럼가인 6가와 글래디스에 위치한 한 길가에 41세의 남미계 노숙자인 하반신 불구 환자를 내다 버리고 사라졌다. 이 사실은 당시 주위에 있던 20여명의 목격자들에 의해 알려졌으며 주위를 순찰한 LA 경찰에게 신고해 사건이 표면화 됐다고 한다.

당시 차병원은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으며, 이를 국내에 가능하면 알리지 않기 위해 노력, 지금은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삭제됐다.

뭐 차병원에 대해 약간의 변병을 해 주자면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바로 의료보험 민영화로 인한 부작용인데, 돈이 안되는 환자를 병원측에서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3년이 훨씬 지난 이 사건을 다시금 구구절절 적은 이유는 바로 오늘 국회 보건복지위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이 발표한 국립중앙의료원 내부 공문이 이 사실을 오버랩 시키기 때문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은 작년 9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의료원내 각 부서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제한적인 진료를 하라는 내용의 비공개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은 행려환자 및 의료급여, 건보 환자 중 경제적으로 곤란한 환자에 대해 돈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 비급여, 고액검사, 선택진료 신청 등으로 본인부담액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진료는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이같은 행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지난해 말 미수금 발생으로 의료원 경영이 어렵기 때문에 행려환자 이송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의료원이 속해있는 중구와 그 인근지역의 경찰서, 소방서에 보낸 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 공문에 대해 지적이 나오자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 14일 “행려환자는 상당수가 응급환자기 때문에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오늘 나온 자료는 국립중앙의료원의 해명에 진실성이 없음을 쐐기박는 것에 다름이 없다.

문제는 이같은 국립중앙의료원의 행태가 이번에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공개한 국립중앙의료원의 최근 3년간 공공의료사업 실적을 보면 총 20개 분야의 공공의료 사업 중에서 고아원·노인복지회관·노숙자·쪽방촌·외국인 근로자 순회 진료 등 방문 진료 사업의 올해 실적이 아예 없다.

[최근 3년 간 공공의료사업 현황]

구 분

2008년

2009년

2010.9월

고아원 진료

1회 / 80명

0

0

노인복지회관

8회 / 374명

7회 / 330명

0

노숙자 순회진료

8회 / 320명

5회 / 136명

0

쪽방촌 순회진료

8회 / 205명

5회 / 115명

0

외국인근로자 출장진료

2회 / 563명

0

0

아무리 최근 병원 이전문제와 특수법인화 등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해도 이같은 운영은 공공적인 목적으로 지어진 국립중앙의료원의 임무를 망각한 것과 다를바 없다. 이럴거면 그냥 일반 민영 병원과 차이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예전 차병원의 헐리우드 지점 운영 행태는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을 가져 왔다. 그러나 차병원은 그래도 민영병원이고, 우리나라의 일도 아니며, 민영보험이 주를 이루는 미국사회의 특성상 그럴수도 있었다고 이해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립중앙의료원은 설립목적부터 다르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전신인 국립의료원은 6․25 전쟁 중에 우리나라에 의료를 지원했던 스칸디아비아 3국(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이 힘을 모아 1958년 설립된 것이다. 그리고 가뜩이나 부족한 공공병원의 역할을 해 주었던 의미 깊은 곳이다.

그러나 지금 국립중앙의료원의 행태가 헐리우드 차병원과 얼마나 다를까. 국립병원이 이럴진데, 민영병원은 더 심하게 하려고 하지 않을까. 더 나아가, 지금도 이런데 우리나라가 의료민화가 되면 우리나라 병원들이 전부 헐리우드 차병원처럼 운영되지 않을까 두렵다. 씁쓸해지지 않을 수 없다.

정하균 의원이 공개한 행려환자 이송자제 요청 공문 사본. 헬스코리아뉴스 자료 재인용.

정하균 의원이 공개한 행려환자 이송자제 요청 공문 사본. 헬스코리아뉴스 자료 재인용.


정하균 의원이 공개한 행려환자 이송자제 요청 공문 사본. 헬스코리아뉴스 자료 재인용.